앞서 ‘한국해군의 새로운 연안전투교리 편’에서 언급했듯 FFX 대함전략의 핵심에는 대함미사일이 있다. 한국해군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대함미사일을 획득 및 발전시킨 국가이고, SSM-700K 해성의 개발을 통해 세계 일류급의 대함미사일을 획득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한국해군은 물론, 한국공군이 보유한 각종 대함미사일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동시에  RGM-84L 블록 2급의 성능에 도달한 SSM-700K 해성의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성능을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SSM-700K의 발전계획의 방향성을 분석하고, ‘브라모스급’으로 알려진 한국의 <차기 초음속 대함미사일>의 새로운 정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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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서해에서 도발한다면?’ 韓해군의 전투체계

 韓 항공모함 위한, 고정익 함재기 운용법은?

 

한반도 대함미사일 경쟁의 시작
 예상과 달리 한반도 해역은 세계에서 가장 대함미사일 배치가 빠른 지역이다. 구소련은 1958년부터 목재로 건조된 단순한 형태의 <코마급 미사일 고속정>을 건조하기 시작했다. 목제로 제작된 이 단순한 미사일 고속정은 자국 내 배치와 거의 같은 시기에 주요 공산국가에게 제공되었으며, 북한 역시 1960년대 중반부터 10척의 코마급 고속정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북한은 1968년부터 코마급과 별도로 신형 <오사 I 급 미사일 고속정> 획득을 병행했으며, 1973년까지 총 12척을 도입해, 마지막 오사 I 급이 인도된 1973년에는 독자적으로 나진급 미사일 프리깃을 건조하기도 했다.

 

 코마급과 오사급, 그리고 나진급은 공통적으로 서구 세계에 SS-N-2 스틱스라고 알려진 ‘P-15 테르밋’ 대함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 이는 1963년부터 한국해군에서 운용되기 시작한 플레처급 프리깃이나 아산급 APD와 같은 전투함은 물론, 동-서해에서 활동하는 미 해군에게조차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저공에서 고속으로 돌입하는 대함미사일을 수상함이 요격할 방법은 거의 없었으며, 전함 주포의 사거리보다도 긴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대함미사일에 대항할 만한 무기는 항공모함의 함재기 정도가 고작이었다.

 

▲ 1960년대 초반 북한해군에 보급된 코마급 미사일 고속정. 소비에트가 대량으로 건조하여 위성국가들에게 인도했으며, 세계 각지에서 대함 미사일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었던 서구권 해군에게 압박을 가한 전투함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이 경쟁적으로 대함미사일 개발에 나서고는 있었지만, 완성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1968년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당시, 한국과 미국의 수상함은 북한해군이 보유한 코마급 고속정의 위협으로 인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치욕을 겪어야만 했다.

 

첫 번째, 대한민국 해군의 반격
 북한의 강력한 대함 미사일 위협은 한국해군이 적극적으로 대함미사일을 획득하도록 자극했다. 한국해군은 북한의 스틱스에 대항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끝에, 1971년에 스탠더드 ARM 미사일을 장착한 에쉬빌급 고속정(한국해군에서는 백구급으로 호칭)을 도입하여 우선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스탠더드 ARM은 전문적인 대함미사일이 아닌, 수상함이 발사하는 레이더를 추적하여 명중하는 ARM(Anti Radar Missile : 대 레이더미사일)이었으므로, 상대는 간단히 레이더를 끄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나마 1974년에는 프랑스가 엑조세를, 1976년에는 미국의 RGM-84A 하푼을 획득하기 시작하였다.

 

▲ 한국해군은 1971년에 스탠더드 ARM 미사일을 장착한 에쉬빌급 고속정(한국해군에서는 백구급으로 호칭)을 도입하여 우선 급한 불을 껐으며, 사진은 스탠다드 ARM 미사일의 시험장면이다.

 

◆ 이례적이었던 대함미사일 획득
 놀라운 점은 서방해군에서 대함미사일의 배치를 겨우 시작할 무렵, 한국해군은 북한해군의 위협에 대응하고자 1975년에 프랑스를 통해 엑조세를, 1977년에는 RGM-84A 하푼을 도입해 배치하기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무기체계는 개발국가에서 채용한 이후, 어느정도 배치 및 반복된 시험평가를 수행한 이후에 수출되는 것이 기본이지만, 한국정부는 가지고 있는 모든 정치력을 동원하여 이것의 도입을 서두른 것이다. 이는 프랑스와 함께 엑조세의 개발에 참여했던 영국이 1975년에서야, 미국의 최대우방인 일본 해상자위대가 1981년이 되어서야 하푼을 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정부 및 해군의 대함미사일 콤플렉스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해군이 도입한 엑조세와 하푼은 기본적으로 스틱스와 동일한 원리, 즉 관성유도 및 능동 레이더 복합 유도체계를 사용한다. 관성유도장치를 통해 미사일을 표적의 추정 위치까지 이동시킨 후, 미사일에 탑재된 레이더를 사용해 불확실 구역(Area Of Uncertainty:AOU) 내의 표적을 탐지/추적하여 공격하는 것이다. 이들 능동레이더 유도방식은 (당시로서는) 매우 복잡한 고가의 체계였지만,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장거리 탐지가 가능하고 악천후에도 탐지범위의 손실이 없다는 점에서 선호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엑조세나 하푼의 장점은 앞서 개발된 스틱스의 시커가 2,000톤 이상의 대형함에 대해서만 유효한 탐지능력을 보유한 반면, 엑조세나 하푼과 같은 서방제 미사일들은 스틱스의 등장 이후 급속히 발달한 전자기술을 적용하여, 처음부터 1,000톤 이하의 소형함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두 미사일이 1967년 이스라엘 해군의 아일라트함 침몰사건 이후 그 위험성이 확인된 오사급과 같은 미사일 고속정 공격까지를 상정해 개발되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20km 범위의 표적을 탐지하는 하푼의 AN/DSQ-28 레이더나, 12~15km 범위에서 표적을 추적/식별할 수 있는 엑조세의 ADAC 레이더 등은 스틱스에 비해 탐지거리나 정확도 면에서 큰 우위에 있었다.

 

▲ 한국해군이 1974년부터 도입을 시작한 엑조세 MM38(사진 Exocet MM40)은 사거리가 38km로 북한해군의 스틱스와 동등한 사정거리를 갖추었지만, 명중률과 ECCM 능력에서는 보다 우수하였다.

 

 특히 두 미사일은 강력한 ECCM(대전자전)능력을 보유하여, 단순한 <코니컬 스캔> 방식을 채택해서 기만 및 전자전에 취약한 초기형 스틱스에 비해 전자적 기만에 대한 저항능력이 현격히 높았다.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1967년에 이스라엘 해군의 아일라트함을 침몰시킨 스틱스는 그 후 1973년에 있었던 이스라엘과의 <라다키아 해전>에서 50발 이상이 발사되었음에도, 이스라엘의 전자전과 채프에 의해 무력화되어 단 한발도 명중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째, 하푼으로 돌아선 한국해군
 한국해군은 엑조세 대함미사일의 빠른 수입을 위해 프랑스로부터 에어버스를 도입하는 등의 피나는 노력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실제 엑조세의 도입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는 유도부와 달리 비행성능 면에서는 엑조세와 하푼 간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체로켓모터를 사용하는 엑조세 MM38은 사거리가 38km로 북한이 보유한 초기형 스틱스의 최대 사거리인 40km와 유사했지만,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RGM-84A 하푼의 사거리는 92km로, 스틱스에 비해 2배 이상 길었다.

 

 스틱스 역시 P-15C형에서 사거리가 두 배인 80km로 연장되었지만, 여전히 하푼에 비해서는 발이 짧은 편이었다. 비행고도 역시 스틱스가 20m 이상, 하푼이 15m, 엑조세가 9~15m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미 해군과 거의 동일한 시기에 하푼을 도입이 가능해진 한국 해군은 엑조세 추가도입을 포기하고, 보다 고가(高價)지만 사거리가 길고 전반적으로 성능이 우수한 RGM-84A 블록 1 하푼 도입에 주력하게 된다.

 

◆ 한국해군의 RGM-84 하푼 대함미사일 운용상황
 자세한 설명에 앞서 한국해군의 대함미사일 운용상황은 다음과 같다. 1970년대 중반부터 도입한 약 50여발의 엑조세는 PCC-751 동해급 초계함과 포항급 초기형 함정, 기러기 고속정을 중심으로 장착되었다. 그리고 하푼 대함미사일은 1977년부터 백구급 미사일고속정을 시작으로, 1972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9척의 기어링급 구축함에 장착되기 시작한다.

 

 1981년부터 취역한 9척의 울산급이나 1984년부터 24척이 건조된 포항급은 초도 건조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983년부터 배치된 RGM-84D 블록 1C형을 주력으로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부터 동해급과 포항급에 장착된 엑조세 및 노후화된 RGM-84A 블록 1형 하푼을 모두 RGM-84 블록1C형이나 블록 1G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이 진행되었다.

 

▲ 한국해군이 1977년부터 도입이 시작된 RGM-84 하푼. 사진의 모델은 가장 후기형에 해당하는 RGM-84L 블록 2이지만, 그 형태적 특징은 초기형 하푼과 달라진 것이 없다.

 

 덕분에 현재 엑조세와 초기형 RGM-84A 블록 1은 현재 사용되지 않으며, 울산급 및 포항급의 대량생산에 맞추어 도입된 RGM-84 블록 1C형과 광개토대왕급 이후에 대량 도입된 RGM-84G 블록 1G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하푼이 되었다. 그리고 2010년까지 1차적으로 100여발의 ‘SSM-700K 해성’이 양산되어 대조영함 이후의 이순신급과 세종대왕급 구축함 및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에 장착될 계획이고, 장기 운용될 포항급 초계함의 노후화된 RGM-84D 블록 1C를 연차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한국해군의 하푼 도입가격은 약 80~120만 달러 정도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신형 블록 2형의 경우에도 약 120만 달러 정도의 머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부터 한국해군의 주력 대함미사일 세력을 이루었고, 지금도 도입이 진행중인 한국해군의 RGM-84 운용전반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고자 한다.

 

◆ RGM-84 하푼의 우수성
 하푼의 탄두는 항공모함 공격에 맞춰 제작된 ‘500kg에 이르는 스틱스’에 비해 절반 밖(220kg)에 되지 않았지만, 하푼의 주 표적이 3,000t 이하의 소형함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를 약점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미 해군은 대형함의 경우 다수의 하푼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효한 파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하푼의 탄두는 5발로 키예프급 항공모함을, 4발로 카라급 순양함을, 2발로 크리박급 호위함을, 1발로 나누추카급 이하의 초계함이나 고속정을 격파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진행된 하푼의 대량도입을 기점으로 한국해군은 스틱스를 장비한 북한의 미사일 고속정과 프리깃에 대한 유효한 대응능력을 확보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울산급 및 포항급과 함께 하푼이 대량된 1980년대 중반을 계기로 북한해군은 그 동안 반복되었던 해상무력 충돌이나 해상침투를 크게 줄이고, 점차로 잠수함 쪽으로 전력의 방향성을 전환하기에 이른다.

 

◆ RGM-84A 하푼의 한계점
 하지만 RGM-84A 계열의 초기형 하푼은 스틱스에 비해 우수하긴 해도,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초기형 하푼은 지시된 방위로 날아가 레이더를 가동하고, 인근에 탐지된 표적 가운데 가장 큰 표적에 돌입하여 팝업기동을 실시하며 선체 상부에 명중하는 단순한 서보 메카니즘으로 작동하였다. 대함미사일을 운용하는 함에서는 단순히 레이더 시커의 작동시기(발사 직후/특정 위치)를 설정하거나 발사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한계였으며, 한 번에 4발 이상을 동시에 발사할 수도 없었다. 특히 발사방향으로 직진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레이더에 포착된 표적을 향해 일직선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는 발사함의 추정방위와 경로를 예측할 수 있게 하여, 함의 생존성을 저하시켰다.

 

▲ 하푼의 시커부. 초기형 하푼은 스틱스에 비해 훨씬 강력한 ECCM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500톤급 이하의 수상함정도 명중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 인근 해역의 주 전장인 연안에서는 제 성능을 내기 어려웠다.

 

 스틱스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편이라곤 해도, 시커의 성능 역시 문제가 있었다. 바다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대양에서는 강력한 대 고속정 탐지능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해안선이 복잡하고 섬이 많은, 대표적으로 우리의 서해안과 유사한 환경에서는 그 신뢰성이 급격히 저하되었다. 다시 말해 섬이나 암초, 해안지형 자체가 전파를 난반사시키고 자연스레 허위표적이 생성되어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하푼의 문제점 보다는 당시 기술의 한계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해안선에서 작전해야 하는 노르웨이는 아예 레이더 유도를 포기하고 단순히 <열원(적외선)>을 추적하는 펭귄 함대함 미사일을 독자 개발했다. 그리고 스웨덴 역시 RBS-15를 주로 해안에 배치하여, 탐지에 장애가 될 염려가 없는 바다 쪽을 향해 발사하도록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역시 이들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1980년대 초반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지원하에 급속히 전력을 증강하던 구소련 해군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연안전투와 같은 국지적 위협보다는 실질적 결전장인 대양에서의 성능 향상을 우선할 필요가 있었다.

 

▲ 노르웨이가 개발하고 미 해군도 채용한 AGM-119 펭귄 대함미사일. 2000년대 초반까지 복잡한 연안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는 레이더 시커의 개발이 불가능했으므로, 복잡한 해안선을 갖는 노르웨이는 아예 레이더 유도를 포기하고 단순히 <열원(적외선)>을 추적하는 펭귄 함대함 미사일을 독자 개발했다.

 

 그 결과, 1980년대 RGM-84A의 후계로 개발되어 한국해군에게 일부 배치되었고, 현재도 일부 보관중인 RGM-84C 블록 1B는 새로운 항법장치와 전파식 고도계로 비행고도를 낮추고, 급상승 후 하강하는 팝업(Pop-Up)기동 외에, 선체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직접돌입 모드 등을 제외하고는 연안전을 위한 별다른 개선점이 적용되지 않았다.

 

세 번째, 한국해군 RGM-84D 블록 1C의 도입
 한국해군은 1980년대 중반부터 울산급 및 포항급함을 위해 1983년부터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RGM-84D 블록 1C를 도입하였으며, 현재 가장 많이 운용되고 있는 주력형 대함미사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하푼 RGM-84D 블록 1C의 장점은 제한적이나마 연안전 능력의 강화이며, 대표적으로 본 미사일은 발사이전에 사전입력된 두 개의 경로점(Way point)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 경로점(Way point)기술의 사용
 표적과 발사함 간의 최단거리만을 직선 비행하는 단순 무식한 기존형 하푼과 달리, 블럭 1C는 사전에 지시된 임의의 점, 즉 경로점까지 간 이후에 방향을 바꾸는 방식을 이용해 여러가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함표적의 측면이나 정면으로 돌아 들어가며 취약한 방위를 타격하거나, 여러 발의 미사일을 다양한 각도로 날리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더욱이 연안에서 경로점을 적절히 설정하여, 하푼 대함미사일 해안 쪽으로 비행한 이후 반전, 전파를 난반사하는 해안지형에 영향을 받지 않게끔 대함미사일 레이더 시커의 방향을 <바다>쪽을 향해 가동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 RGM-84G 블록1G와 한국의 SSM-700K가 모두 사용하고 Way Point와 함께, 여러 가지 회피 및 공격패턴을 보여주는 도면이다.

 

 경로점을 적절히 사용할 경우, 현측의 발사관을 표적을 향해 ‘겨누는’ 기존의 RGM-84A의 비효율적인 기동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미사일 자체가 발사 후 표적을 향해 선회하는 기능은 미사일의 비행경로를 역추적해 모함의 위치가 노출될 확률을 억제해 주는 장점도 있었다. 다만 경로점의 사용은 곧 비행거리의 연장을 의미했으므로, 본 기능을 유효하게 사용하기 위해 블록 1C에서는 추진시스템을 대폭 보강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하푼에 탑재되는 등유계 제트연료를 기존의 JP-6에서 효율이 보다 높은 JP-10으로 변경하고, 엔진 역시 그에 맞게 보강함으로써, 블록 1C는 최대사거리(함대함형 기준)를 기존의 92km에서 124km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또한 블록 1C 이후의 하푼은 펄스 도플러 기능을 레이더 시커에 적용하여, 목표 분해능력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도플러 압축을 통해 레이더 반사파(클러터)를 제거하고 선별적인 정보만을 습득하는 기능의 도입을 통해, 하푼 블록 1C는 움직이지 않는 수상지형을 제거하고, 해상에서 움직이는 표적만을 포착할 수 있게 되어, 연안 근처의 이동표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밖에 적함의 전자장비에 교란되지 않도록 센서의 ECCM 능력이 강화되는 등 몇 가지 새로운 기능도 부가되어, 하푼 자체의 전반적인 작전능력은 대폭 향상되었다.

 

◆ RGM-84D 블록1C의 한계
 현재도 울산급과 포항급에 대량으로 운용되고 있는 RGM-84 블록 1C는 나름대로 연안전 및 소형 함정에 대한 대응능력을 지니게 되어 환영받았지만, 곧바로 한계점도 도출되었다. 대형반사체, 그러니까 섬이나 복잡한 해안선 인근에 고정된 수상표적에 대해서는 식별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북한해군은 이들 약점을 노려 전쟁 시 해안이나 큰 섬 인근에 수상함을 집결시키고, 도서나 해안선을 따라 고속 남하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 경우 하푼의 시커는 고정된 표적을 무시하거나, 특히나 해안선에 바짝 붙은 표적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 남해의 도서지역을 기준으로 하푼의 레이더 시커가 탐지하지 못하는 음영지역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 음역지역에 들어가면 탐지 및 식별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북한해군의 스틱스도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함미사일로 타격하지 못할 위치에다 장애물이 없는 바다를 향해 발사되는 지대함 사이트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다할 반사체가 없는 바다를 배경으로 발사하므로, 복잡한 기술없이도 한국해군 수상함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 RGM-84D 블록1C의 실전사례
 그나마 연안전 능력이 제한된 RGM-84D 블록 1C 하푼이지만, 대양에서는 대고속정 공격능력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이는 1986년 3월 리비아 시드라만에 있었던 미 해군과 리비아 해군의 충돌에서, 미 해군 공격기에서 발사된 5기의 하푼에 의해 3척의 리비아 고속정이 침몰된 것으로 증명되었다. 1988년 미국과 이란의 Tanker-war 충돌에서는 발사된 4발의 하푼에 의하여 2척의 이란 고속정이 침몰하였고, 1991년 사막의 폭풍작전 당시 사우디 해군에 의해 발사된 하푼에 의해서도 1척의 이라크 고속정이 침몰하였다. 하지만 이들 전투는 모두 연안에서 비교적 떨어진 해역에서 이루어졌으므로, 하푼의 대고속정 공격능력은 증명되었지만, 대연안전 능력이 증명된 사례로 보기는 곤란하였다.

 

네 번째, 한국해군 RGM-84G 블록 1G의 도입
 냉전이 종식되자 전쟁의 양상은 급격히 연안으로 바뀌어 갔으며, 이들 변화에 발맞춰 미 해군은 제한적이나마 연안전을 대비한 하푼인 RGM-84 블록 1G를 개발하여 1995년부터 배치하기 시작했다. 한국해군 역시 거의 동시에 도입을 시작, 광개토대왕급부터 도입하기 시작하여, SSM-700K가 배치된 이순신급 3번함인 대조영함 이전에 등장한 이순신함과 문무대왕함, 장보고급 잠수함 중 수중발사형 하푼을 운용할 수 있는 SS-068 이순신, SS-069 나대용, SS-071 이억기 함에 잠대함(UGM-84G)형이 도입되어 있다.
 
◆ RGM-84G 블록1G의 개발
 냉전의 종식과 동시에 하푼의 개발사는 연안작전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RGM-84F, 일명 하푼 블록 1D라 불리는 새로운 하푼의 개량형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블록 1D는 레이더 시커의 처리성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여 지나치게 복잡한 레이더 반사파 지형이 아니라면 목표탐지가 가능하게 되었고, 전파방해와 기만에 대한 방어력을 확보했다. 그리고 연안전투에 대비하여 보다 복잡한 경로점(Way point)의 사용을 가능하고자, 경로점의 가능 수효를 대폭 늘렸다.

 

▲ 을지문덕함에서 발사되고 있는 RGM-84G 블록 1G 하푼의 모습이다. 최신형에 해당하는 블록 1G형은 2015년까지 주력의 자리를 지킬 예정으로 있다.

 

 또한 발사 전에 입력된 목표 지점에서 표적을 탐지하는데 실패할 경우, 그대로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기존형 하푼과 달리 지정된 위치주변을 <클로버 잎>모양으로 선회하며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탐지를 계속하는 <재공격(Re-Attack)>기능을 새로이 확보하였다. 문제는 이들 재공격 모드와 다수의 경로점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블록 1C 보다 긴 사거리가 필요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블록 1D는 부스터를 제외한 미사일의 길이를 60cm가량 늘리고, 그 공간에 추가적인 연료를 탑재하여, 240km 이상의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블록 1D>는 총합적인 성능 면에서 블록 1C에 비해 훨씬 우수한 미사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길이가 긴 전용 캐니스터를 포함한 전용 발사설비를 사용해야 했으며, 미사일 자체의 가격도 기존의 블록 1C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이로 인해 1990년 초부터 사거리를 연장한 블럭 1D의 존재의의에 대한 의문이 재기되었으며, 끝내 1991년 말에 공식적으로 개발이 취소되었다. 하지만 재공격 기능 및 다수의 경로점 제공, 발달된 전자전 능력 등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였으므로, 결국 기존의 블록 1C에 블록 1D의 유도부를 통합한 절충형 미사일안 RGM-84G 블록 1G가 개발되었다.

 

▲ RGM-84G 블록 1G의 전체적인 공격패턴도

 

 <블록 1G>로 제식화된 본 대함미사일은 1995년부터 미 해군을 시작으로 각국에 판매되었고, 한국해군 역시 광개토대왕급과 이순신함 및 문무대왕함, 그리고 3척의 장보고급 잠수함을 위해 수중발사형 UGM-84G 블록 1G를 획득하였다. 하지만 블록 1G 역시 연안지형에 바짝 붙어서 움직이지 않는 표적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없으며, 이들 문제로 인해 이스라엘과 일본은 블록 1G를 수입한 이후, 여기에 연안탐지능력이 강화된 자국제 레이더 시커를 교환·장착한 개량모델을 현재 운용하고 있다.

 

다섯 번째, 한국해군 RGM-84L 블록 2의 도입
 지난 2000년에 보잉은 <하푼 2000>이라는 새로운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는데, 본 미사일은 냉전 종식 후 연안작전의 확대 추세에 발맞춰, 복잡한 연안환경 하에서의 작전능력과 다목적성을 하푼에 부여한 개량형이었다. 하푼 2000은 맥도널 더글라스가 보잉에 흡수된 이후에 RGM-84L, 혹은 블록 2라는 이름으로 실용화 되었다. 일반적으로 지상공격형 하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하푼 블록 2는 블록 1C/1G와 동일한 동체구조를 바탕으로, 시커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GPS 항법장치를 장착했으며, 몇 가지 핵심적인 운용 모드를 추가했다. 또한 하푼의 화력통제장치 역시 발달된 성능에 맞추어 기존의 SWG-1 시리즈에서 AHWCS(개선된 하푼 무장통제시스템)으로 변경되었다.

 

◆ RGM-84L 블록2의 고정좌표 공격모드
 RGM-84L 블록2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한국형 대함미사일인 SSM-700K가 비슷한 시기에 실용화되었으므로, 한국해군 수상함에는 도입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한국해군의 손원일급 잠수함에 UGM-84L 모델이 도입되었으며, 한국공군이 F-15K의 도입과 동시에 RGM-84 블록 2형을 약 20여기 도입하였고, SSM-700K 해성도 비슷한 유도방식을 적용하는 만큼 반드시 설명될 필요성이 있다.

 

▲ F-15K에 장착된 AGM-84L 블록 2 하푼의 모습이다. 우수한 연안전 능력을 지니며, F-15K와 같은 미국제 전투기에 대한 무장운용평가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F-16과 F-15K는 장기간 하푼을 운용할 예정으로 있다.

 

 하푼 블록 2는 AHWCS(개선된 하푼 무장통제시스템)을 이용해 <고정좌표 공격모드>지원하는데, 본 모드를 사용할 경우 관성항법장치와 GPS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사이전에 사전 지정된 좌표에 그대로 돌입한다. 즉 GPS 및 IMU 유도방식을 사용하는 JDAM 유도폭탄과 동일한 약 10m이하의 CEP(공산오차)를 갖게 된다. 하푼 블록 2는 본 기능을 통해 해안에 정박된 대형전투함이나 지대함 미사일 사이트 등의 기존의 레이더 시커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고정표적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당연히 본 기능은 섬이나 복잡한 해안지형 인근에서 전력을 집결/재편성하는 북한해군을 상대로 할 경우에는 분명 유용한 기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 RGM-84L 블록2의 대함 공격모드
 블록2형은 J밴드를 사용하는 레이더 시커 자체는 변경되지 않았지만, 신호처리 프로세서와 알고리즘의 향상을 통해 연안에서의 작전능력도 크게 향상되었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AHWCS와 연동된 새로운 신호처리기술이다. AHWCS는 작전지역 인근의 해안선과 섬 등에 대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며, 이 가운데 하푼의 시커가 작동할 구역 인근의 해안선 정보를 미사일에 선택적으로 입력할 수 있다. 하푼 블록 2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레이더 시커가 가동될 지역 주변의 반사파를 사전에 예측하고, 방위와 거리를 근거로 지형지물에서 반사된 신호는 자동적으로 무시한다>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하푼의 시커가 탐지할 수 없는 음영지역에 은폐중인 표적을 제외하면, 복잡한 연안환경 하에서도 대부분의 이동 및 고정표적들을 포착/추적/공격할 수 있게 된다. 본 기능을 통해 하푼 블록 2는 고가의 레이더 시커의 대대적 교체와 같은 특별한 신호처리 프로그램의 작성 없이도 연안에서의 작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다만 흥미로운 사실은 덴마크 이후,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블록 2 모델을 도입했음에도 미 해군은 블록 2의 도입은 포기하고, 그 대신 기존의 하푼에 보다 개선된 GPS 리시버와 발사 후에도 표적 정보나 작전계획 등을 변경할 수 있는 데이터 링크 체계를 포함한 하푼 블록 3의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군의 RGM-84 하푼 운용의 미래
 RGM-84는 등유(케로신)계열의 액체연료인 JP-10을 사용하므로 10년 이상의 장기보관이 가능한 고체연료와 비교해 잦은 연료교체가 요구된다. 실제 한국해군은 6개월 간격마다 하푼의 창정비를 실시해 연료의 상태를 확인하고, 연료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새로운 연료로 교환하고 있는데, 액체연료라는 특성상 교환은 용이하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공군의 공대함형 하푼의 정비는 관련시스템을 갖춘 해군의 정비팀이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RGM-84 하푼의 보관수명은 10년 이상으로 알려지며, 실제 지속적인 정비를 수행한다면 20년 동안은 운용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RGM-84 하푼은 여전히 한국해군의 주력 대함미사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연안작전 능력이 크게 강화된 신형 SSM-700K 해성이 등장과 함께, 각각 공대함형 및 잠대함으로 진화됨에 따라 점차로 그 위치는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도입된 RGM-84G 블록 1G(광개토대왕급 3척과 이순신함, 문무대왕함), UGM-84G 블록 1G형(장보고급 7, 8, 9번함), AGM-84G 블록 1G(KF-16용)와  AGM-84L 블록 2(F-15K용) 및 UGM-84 블록 2(손원일급)는 최소한 2020년까지 주력으로 한국군에서 운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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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월간 밀리터리 리뷰 2008년 12월호


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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