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게릴라전 대비 스나이퍼 집중 양성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휴전된 후 10여 년 만에 미군은 베트남 전쟁에 다시 개입했다. 이미 1961년부터 미국 정부는 자유 베트남에 대한 원조를 시작했고 64년 말 전황이 급속히 악화되자 미군 지상부대가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이에 따라 69년까지 베트남에 진주한 미군은 54만 명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고 한국군을 비롯한 많은 자유우방국 군대가 참전했다.

 대부분의 미군 병사들에게 베트남은 혼란스러운 전장이었다. 남베트남군(자유월남군)과 미군에 대항하는 적은 교묘한 토착민 베트콩 게릴라들뿐만 아니라 강력한 북베트남군(공산 월맹군)이 버티고 있었다. 이들 월맹군들은 식민지 지배자였던 프랑스와의 수년간 전쟁으로 이미 전투에 익숙해져 있었다.

 다른 모든 저강도 전쟁에서도 그렇듯이 소규모 총격전에서는 저격술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다행히 미군 부대가 베트남전에서 정예 저격부대를 만든 것은 행운이었다. 미 해병대는 베트남에서 최초로 저격전을 전개했다. 미군 부대는 베트콩의 게릴라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스나이퍼가 필요했고 직접 장거리사격을 하는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이것은 1953년 한국 전쟁이 끝난 후 전반적인 저격술의 퇴조 속에서도 그 중요성과 믿음을 잃지 않은 성과였다. 특히 미 해병대의 짐 랜드(J. Land) 소령은 60년에 해병대의 정찰 - 저격수 훈련소장에 보직돼 베트남에서 저격수 교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랜드 소령은 과거 제1차 세계대전의 저격전 주인공인 맥브라이드와 암스트롱이 남긴 피의 경험이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큰 교훈으로 여겼다. 그는 저격수의 신체적 조건뿐만 아니라 강인한 정신자세를 강조했고, 베트남전에서는 M1C 저격 소총을 윈체스터(Winchester)70 모델로 바꿀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65년 10월 초부터 해병대 스나이퍼들은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11월 23일에 푸 베이(Phu Bai)에서 해병대 저격팀이 1100m 이상 되는 거리에서 베트콩 두 명을 죽였고 한 명을 부상했다.저격총은 비록 전에 쓰던 구식 M1D소총이 많았지만, 장거리 저격전에서는 높은 정확성을 가진 윈체스터70 모델을 사용했다.

 윈체스터 총은 유너틀(Unertl) 8배율 조준경이 장착돼 확고한 장거리 사격용 무기로 인정됐다. 그러나 윈체스터 총에 대한 저격수들의 평가는 여러 가지 불만사항을 갖고 있었다. 시험 결과 개머리판과 몸통조립 및 방아쇠 조절이 어려웠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탄약이 표준품인 7.62㎜ 탄이 아니며 세 가지 형태의 다른 모델로 개발된 소총부품이 서로 호환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미 해병대는 레밍턴 600모델, 700-ADL/BDL모델, 해링턴과 리차드슨 울트라(Ultra) 소총, 그리고 레밍턴 700-40 등 많은 소총에 대한 성능을 재평가했다. 그중에서 레밍턴 700-40이 승자로 떠올랐다. 이 총은 위력 있는 7.62㎜ 탄약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용으로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방아쇠 압력을 내부에서 조절할 수 있고 총열의 강선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했다.

 조준경은 상업용인 레드필드 애큐렌지(Redfield AccuRange)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선택됐다. 이 조준경은 조립이 견고하고, 알맞은 내부 조절 기능이 있으며 600m까지 거리 측정기가 내장됐다. 특히 3배율에서 장거리 9배율까지 배율변동도 가능했다. 67년 봄에 레밍턴 소총이 처음 베트남에 도착하자 점차 윈체스터총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 후 레밍턴총은 M40 저격용 소총으로 개량됐고 M40소총 시리즈는 후일 현재의 해병대 저격용 소총인 M40A1·A2·A3 소총으로 업그레이드됐다. 65년에 미 제3 해병사단은 베트남에서 러셀(R. Russell) 대위의 책임하에 스나이퍼 훈련소를 세웠다. 러셀은 해병대 소총 사격팀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가진 베테랑 사수였다.

 훈련소 교관으로 선발된 5명의 부사관 중 대표적인 인물은 서른다섯 살의 텍사스 주 출신 랜지(M. Lange)였다. 그는 과거 전국사격대회에서 샌디에이고 팀과 로이드 팀의 우승을 이끈 사격선수였다. 교관들은 최고의 스나이퍼를 양성했고 해병대 예하 부대와 남베트남군을 순회하며 저격기술을 가르쳤다.

 제1 해병사단에서도 사단장 닉커슨(H. Nickerson) 소장이 “미 해병대 최고의 스나이퍼를 훈련시키라”는 특명을 저격수 랜드에게 하달햇다. 이제부터 미군들은 정글의 사냥꾼들을 길러내기 시작했다.

 

 

국방일보(http://kookbang.dema.mil.kr/)  2008.08.26

<양대규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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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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