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 제1 표적은 최고 지휘관

 

 인류 역사에서 총이 발명될 무렵부터 단 한 발의 총탄으로 사람을 쏘아 죽이는 저격술이 나타났다. 저격전의 뿌리는 총이 군대 무기로 본격적으로 사용됐던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세기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그리고 미국의 독립전쟁이 휩쓸 무렵 중부 유럽은 한마디로 소총의 고향이었다. 각국에서는 우수한 소총과 최고의 사수를 선발하기 위해 치열한 사격대회를 벌였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미국의 독립전쟁은 영국군과 미군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였다. 전투는 양쪽의 군대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총격전으로 치달았다. 소총수가 장군과 같이 중요한 인물들을 침착하게 겨냥하고 쏘는 것은 미국 독립전쟁 동안에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이었다. 이것이 바로 저격전의 시초가 된 셈이다.

 1777년 사라토가 전투에서는 미군 모건 소총중대의 저격수가 영국군 장군을 사살했다. 펜실베니아의 사냥꾼 출신인 머피(T. Murpy)가 영국군 프래서(S. Fraser) 장군을 300m 거리에서 쏘아 쓰러뜨린 것이다. 놀랍게도 이 미국 시골뜨기는 구식인 브라운 베스(Brown Bess) 머스켓 무강선 총을 사용해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이 무렵 영국의 퍼그슨(P. Ferguson) 대령은 새로운 소총을 개발했는데 머스켓 무강선 소총보다 훨씬 우수했다. 영국 정부는 퍼그슨으로 하여금 100명의 특수한 저격부대를 편성하도록 한 후 북미 브랜디와인 크리크 전투에 출정시켰다. 이 전투에서 퍼그슨은 미국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대령을 저격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워싱턴이 몸을 돌려 도망갈 때 그는 비겁하게 등 뒤로 총을 쏠 수가 없었다.

 결국 영국군의 위대한 신사도 덕분에 미국은 독립을 쟁취했고 위대한 인물을 탄생시키게 됐다. 그 대신 퍼그슨은 부상을 당했고, 결국 킹스 마운틴 전투에서 미국의 라이플 저격탄을 맞고 숨졌다.

 1800년 영국 정부는 제95 소총연대에 베이커(E. Baker) 총을 지급했다. 유럽 이베리아 반도의 코루나 전투에서 영국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을 때 저격병들이 베이커 소총으로 큰 공을 세웠다. 프랑스군에게 추격을 당할 때 영국군 후위부대의 소총수 프런켓은 카카벨로스(Cacabelos) 다리에서 프랑스의 콜버트 장군을 골라냈고, 그를 총탄 한 발로 쏘아 죽인 것이다. 배다조스의 포위공격에서도 40명의 영국군 저격수가 일제 사격을 퍼부어 프랑스 포대를 완전히 괴멸시켰다.

 한편 세계 역사상 놀라운 저격사건이 1805년 10월 21일에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벌어졌다. 프랑스군 저격수가 영국의 넬슨 제독을 쓰러뜨린 것이다. 당시 프랑스 해병대의 저격수인 기마르(R. Guillemard)는 함선 르두따블르(Redoubtable)의 후미 돛대 위에서 영국군 배를 저격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쌍방의 치열한 포격전으로 영국 함대 일부가 스페인 연안에 침몰됐고, 르두따블르는 초기 전투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영국의 거대한 함선 2척이 근처에 있을 때 기마르는 영국 빅토리 호의 갑판 위에 서 있는 장군을 연기 속에서 포착했다. 그 프랑스 저격수는 심하게 흔들리는 돛대 위에서 불과 100m 거리의 표적인 넬슨 제독(Admiral H. Nelson)을 향해 머스켓 소총을 발사했다.

 거친 파도에 배가 흔들리고 있었지만 처음 날아간 총탄이 넬슨의 왼쪽 어깨 쪽에 명중됐다. 총탄은 가슴을 지나 등뼈에 박혀 버렸다. 넬슨이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며 함장에게 소리쳤다. “총에 맞았다! 영국 병사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조국을 위해 싸워라.” 영국의 위대한 해군 제독은 몇 시간 후 사관실에서 눈을 감았다.

 넬슨 제독의 전사보다 200여 년 앞선 1598년 11월 19일, 역사상 위대한 해군 제독인 조선의 이순신 장군도 노량해전에서 왜군의 조총 사격을 받고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동서고금의 전장에서 저격수들의 가장 좋은 표적은 언제나 최고 지휘관들이었다. 장군들은 군의 상징이요 병사들의 보호자이면서 전투력의 핵심체이기 때문이다.

 

국방일보(http://kookbang.dema.mil.kr/) 2008.02.26
<양대규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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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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