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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3 최강의 전함, ‘아이오와급 VS 야마토급’ 승자는? (1)

 

 호사가들이 벌이는 논쟁 중에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 하는 게 있다. 아프리카 정글에 사는 사자와 아시아 밀림에 사는 호랑이가 서로 싸울 일은 없겠지만, 둘다 가장 힘 센 고양이과 동물인 탓에 우위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태평양 전쟁 당시에도 이 사자와 호랑이에 해당하는 군함이 있었던 탓에 지금도 여기에 대한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보유한 최강의 전함이었지만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맞서 싸우지 못했던 아이오와급과 야마토급 전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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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주력전함
 2차 대전에 참전했던 각 강대국에는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전함이 있었다. 영국의 경우는 킹 조지 5세, 프랑스는 리슐리에, 독일은 비스마르크, 이탈리아는 빗토리오 베네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 전함은 모두 만재배수량 5만톤 급 이하로, 공격력과 방어력, 기동성 등에서 앞서 언급한 미·일의 전함(아이오와급과 야마토급 - 편집자 주)과 일부 대등한 것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면을 놓고 볼 때는 같은 급으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나마 영국은 전력의 한계를 인식하고, 앞서 건조를 포기한 대형전함 라이온급 대신에 51,000톤급 전함인 뱅가드를 건조하기로 했지만, 본 전함은 빠른 건조를 위해 1차 대전 때 사용했던 구식 함포를 그대로 사용한 탓에 공격력이 떨어진 데다, 전쟁이 끝난 1946년이 돼서야 취역했기 때문에 별다른 활약 없이 운명을 마감했다.

 

 이렇듯 유럽각국의 주력함이 미국과 일본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는 전함의 기준배수량을 35,000톤급으로 제한한 워싱턴/런던조약과 본 조약의 제한사항을 그대로 옮겨 담은 베르사이유 조약 이 지켜지던 시기에 계획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건조되면서 한계에 부딪치자 크기와 배수량이 점점 더 늘어나긴 했지만 이 조약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아이오와급과 야마토급 전함은 기획과 건조가 조약의 영향에서 벗어난 때 시작된 데다, 각각 상대의 주력함이나 사용전술과 맞서 싸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탓에, 기존 전함보다 월등히 크고 우수한 능력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총력전 개념 하에 만들어졌다.

 

 

◆ 오해의 시작점
 사실 일반적인 오해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두 전함은 상대국의 주력함과 맞서 싸우기 위해 건조된 것이기 때문에, 아이오와급과 야마토급이 각각 서로를 맞상대로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아이오와급의 건조목적 중에는 일본의 콩고급과 같은 고속전함을 대적하기 위한 것도 있었던 데다, 정작 미국은 2차 세계대전 개전 이후에도 한동안 야마토급의 주포와 배수량 등에 대한 정보를 거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는 서로간의 경쟁 전함이 된 셈이지만, 양자 모두 사업이 시작될 때는 서로에 대한 대항마가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거나 앞으로 보유할 전함에 대한 준비’란 포괄적인 개념으로 건조되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아이오와급의 건조
 아이오와급은 1938년 초에 정해진 고속전함 기본계획안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 정해진 대략적인 수치는 기준배수량 52,000~57,000톤, 주포 16인치(406mm) 9~12문(3연장 3~4문), 주포공격력에 맞설 수 있는 방어력, 속력 32.5~35노트 등이었다. 하지만 기존 전함을 간단히 능가할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에 최고속력을 27노트로 하는 45,000톤급의 중속전함계획도 따로 마련되었다. 이 중속전함은 특이하게도 48구경장 457mm Mk I 3연장 함포를 탑재한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이미 미 해군은 1919년부터 이 함포의 개발에 매진해 왔기 때문에 개발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은 런던군축조약의 당사자로서 이런 대형 함포를 개발하는데 따른 비난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일본 해군이 건조할 신형전함의 주포 구경이 406mm(정확히는 410mm였지만 일본이 수치를 숨겨 미 해군은 알지 못했다.)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결국 이 안은 참고용으로 끝나고 말았다. 미 해군은 1938년 3~5월 사이에 여러 안건들을 비교 검토한 끝에, 기준배수량 45,000톤급, 50구경장 406mm 3연장 함포 3문, 속력 33노트의 대형전함 건조안을 결정하게 되었다.

 

▲ 아이오와급 전함은 1939년 계획으로 2척, 1940년 계획으로 4척이 건조되었는데, 그 중 5, 6번 함 2척은 건조가 중지되어 최종적으로는 4척만 진수되었다.

 

▲ 406mm 50 구경장 3연장 함포를 발사중인 와이오와급 전함. 이 주포는 12.2톤의 철갑탄을 최대사정거리 38km까지 발사할 수 있었다.

 

 미 해군이 신형 전함의 제원을 이와 같이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우선 주포가 406mm로 결정된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일본 해군의 신형 전함 역시 같은 구경의 함포를 탑재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45 구경장인 기존 포보다 포신이 연장되어 성능이 우수한 50 구경장 함포를 채택해 최대사거리는 15%(38,720m), 관통력은 10%(사거리 13,716m에서 585mm) 정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우위를 점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속력이 33노트가 된 이유는 당시 건조중이거나 보유한 적국의 전함과 대적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독일은 32노트의 샤른 호르스트와 30노트의 비스마르크를 건조 중이었고, 일본은 26노트의 콩고급 고속전함(실제로는 30노트였지만 역시 미국은 모르고 있었다.)을 보유한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이 보유한 모든 전함의 최고 속력은 22~23노트 수준으로 사실상 속도면에서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건함경쟁을 막기 위해 채결된 워싱턴 조약으로 인해, 건조할 예정이었던 순양전함 계획이 모두 폐기되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저속 전함군만 보유한 미국은 적국이 될 독일과 일본이 고속전함을 이용해 기동작전을 펼칠 경우, 적절히 대처하기 힘들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해군은 조약 파기 후에 27노트급의 전함을 건조하게 되었지만, 그 보다 더 우수한 전함이 필요하다는 전술적 판단 때문에 33노트라는 엄청난 속력이 결정된 것이었다. 다만 높은 속도 덕분에 아이오와급은 길이가 폭에 비해 긴 형태가 되어 속도를 내기는 좋지만, 황천(비바람이 심한 날씨 - 편집자 주)과 같은 악천후시에는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가지고 있었다. 아이오와급 전함은 1939년 계획으로 2척, 1940년 계획으로 4척이 건조되었는데, 그 중 5, 6번 함 2척은 건조가 중지되어 최종적으로는 4척만 진수되었다.

 

야마토급의 건조
 야마토급은 압도적인 미국과 영국의 국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항상 열세에 놓여 있던 일본해군이, 함대결전의 선두에 서서 적을 일거에 압도할 수 있도록 강력한 함포와 장갑으로 전함을 무장시켜, 부족한 양을 질로 승부하겠다는 발상 하에 건조된 전함이다. 신형함의 건조를 중지시킨 워싱턴 조약이 유지되던 1928년대에 일본해군은 순양전함인 콩고급을 대신할 신형함을 계획했는데, 이 함정은 워싱턴 조역의 규정에 따라 기준배수량 35,000톤에 406mm 함포를 탑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계획단계에서 끝나고 말았지만, 본 함의 건함사상은 그 후 야마토급 건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 건조중인 야마토 전함. 야마토는 460mm 함포를 탑재하였으며, 주간에 광학식 사통시스템을 사용하고, 야간에는 조명탄과 탐조등을 사용하여 광학 시스템을 보조할 뿐이어서 야간 전투능력이 떨어졌다.

 

 워싱턴·런던조약은 1934년 말에 일본의 파기 통보에 따라 끝나게 되었는데, 일본은 그 바로 직전인 1933년에 이미 조약의 제한을 받지 않은 신형함에 대한 건조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조약파기는 다분히 일본의 의도적인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신형 전함은 군령부와 해군성 사이에서 검토되었다. 그리고 1934년에는 탑재할 함포를 460mm로 하자는 의견이 군령부에서 해군성을 요청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신형함의 설계와 검토가 정식으로 이뤄졌으며, A-140이라는 계획번호가 붙여져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 후 선체, 주포배치, 기관구성과 속력, 방어 등의 여러 부문을 검토한 결과를 가지고 1936년 7월까지 20개가 넘는 안이 마련되었으며, 이 안들 중에 설계번호 A-140 F5가 7월에 열린 고등기술관 회의에서 채택되었다.

 

◆ 설계번호 A-140 F5의 채택
 채택된 전함의 주요제원으로는, 기준배수량 62,315톤, 만재배수량 67,513톤, 속력 27노트, 증기터빈과 디젤엔진 사용 등이 있었다. 여기서 보듯, 이 당시에 야마토급의 제원 대부분이 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고출력 디젤엔진 개발에 난항을 겪게 되자, 결국 증기터빈만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준배수량이 64,000톤으로 늘어나게 되자, 출력도 그에 맞춰 늘어났다. 이 후 함정의 기본설계가 진행되었으며, 1937년 8월에 건조가 정식으로 승인되었는데, 이 때 다시 기준배수량이 67,123톤으로 약 5% 정도 더 늘어났다.

 

▲ 야마토급은 총 4척을 건조하기로 결정되었는데, 그 중 야마토와 무사시 2척만이 전함으로 건조가 되었으며, 3번함인 시나노는 건조 도중 항공모함 부족을 이유로 항공모함으로 개조된 후 조선소에서 구레 항구로 가다가 미국 잠수함의 공격으로 침몰했다. 그리고 마지막 4번함은 건조가 중지된 후 해체되었다.

 

 야마토급은 총 4척을 건조하기로 결정되었는데, 그 중 야마토와 무사시 2척만이 전함으로 건조가 되었으며, 3번함인 시나노는 건조 도중 항공모함 부족을 이유로 항공모함으로 개조된 후 조선소에서 구레 항구로 가다가 미국 잠수함의 공격으로 침몰했다. 그리고 마지막 4번함은 건조가 중지된 후 해체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야마토급이 건조된 후에도 미국은 한동안 이 함정의 정체를 몰랐다는 점이다.

 

 이것은 일본이 함정건조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분산 처리시키고, 조선소 주위를 모두 폐쇄시키는 등, 보안을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한동안 일본이 건조한 신형전함을 기준배수량 40,000톤급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전쟁이 일어난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두 거대 함정의 비교
 앞서도 언급한대로,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초대형 신형전함끼리의 해전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수치를 대입해 내린 비교결과는 논문 등의 방법을 통해 여러 번 나왔다. 여기서는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두 전함을 ‘대결’시켜 보고자 한다.

 

* 아이오와급과 야마토급의 전투를 상정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검토해야만 한다.
1. 물리적 상대전력 - 각 함의 공격력, 방어력, 기동력
2. 사격통제 시스템을 포함한 지휘관제능력과 그 적용 전술
3. 심적 요소 - 훈련수준과 사기
4. 전투해역의 상황 - 기후, 주야 문제, 풍향과 풍속, 파도 높이

 

 이 중에서 수치화가 힘든 3번을 제외하고 나머지 항목을 이용하면 두 전함의 1 대 1 능력을 비교할 수 있다. 이것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물리적 상대능력
 첫 번째로 물리적 상대전력을 살펴보자. 전함의 공격은 모두 대구경 주포를 이용하며, 방어력은 방탄강의 품질과 두께에 좌우된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나온 자료는 주포 데이터, 사거리별 관통력, 방어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리고 있다.

 

 

 야드를 미터로 환산해보자. 이 표의 내용대로 할 경우, 300mm의 현측 장갑판을 관통하려면 야마토는 35,000m 이하에서, 그리고 아이오와는 34,700m 이하에서 사격을 해야 하며, 400mm에서는 각각 26,200m와 25,800m 이하에서 사격을 해야 한다. 또한 200mm와 250mm의 갑판장갑판을 관통하기 위해서는 야마토는 32,100m와 35,000m, 아이오와급은 30,700m와 34,700m에서 사격해야 한다.

 

 참고로 현측장갑과 갑판장갑의 관통거리가 서로 반대가 되는데, 이것은 현측장갑인 경우에는 직사로 관통하는 것이므로 거리가 가까울수록 관통력이 늘어나지만, 갑판장갑은 포탄이 포물선을 그리며 높은 각도로 떨어져야 관통력이 늘어나므로 거리가 가까우면 오히려 관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즉 현측장갑 관통력은 거리가 가까울수록 늘어나며, 갑판장갑 관통력은 거리가 멀수록 늘어난다.

 

 이 비교에 따르면 전체적인 관통력에서 야마토 쪽이 앞서기는 하지만 그 차는 매우 근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아이오와급이 탑재한 50 구경장 16인치(406mm)포가 우수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격력 그 자체는 야마토와 아이오와가 별 차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방어력의 경우에는 단순 수치상으로 볼 때 야마토 쪽이 훨씬 두껍고 아이오와 쪽이 얇다. 따라서 위의 표 대로 볼 경우, 야마토는 38,000야드에서 아이오와의 현측 장갑판을 뚫을 수 있지만, 아이오와는 그보다 짧은 거리에 들어와야 뚫을 수 있다. 이 경우 같은 거리에서 포격전이 시작될 경우에는 아이오와쪽이 훨씬 불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한국전쟁에서 주포를 사격중인 2번함 BB-62 New Jersey 전함. 아이오와급 전함은 빠른 속도와 정확한 사격통제데이터를 이용해 주·야간을 불문하고 정확한 공격이 가능하다. 특히 지상지원시 큰 화력을 발휘하여 퇴역과 취역을 반복하면서 1980년대까지 운용되었다.

 

 물론 여기에 대한 반론 역시 제기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의 철강기술은 미국보다 떨어지는 편이었기 때문에, 철판의 강도도 대략 20% 정도 낮은 수준이었다. 이것을 그대로 장갑판에 대입할 경우에는 두 전함의 방어력 차이는 상당부분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견해일 뿐, 실제 두 전함의 장갑강도를 비교할 수 없으므로 참고 정도로만 생각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기동간 사격시의 명중률이다.
 해전은 이동 간 목표사격이므로, 목표의 미래위치를 계산하고 발사할 필요가 있다. 즉 목표의 현재위치를 기점으로, 목표가 이동하는 방향(침로)과 이동거리, 그리고 포탄의 비행속도와 거리를 사격통제장치로 계산한 후, 적함의 미래 위치를 향해 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통장치의 데이터가 얼마나 정밀하게 나오는가에 따라 명중률이 달라진다. 그런데 야마토급의 광학식 측거기는 3각측량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원거리가 될수록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아이오와급은 기존의 광학식 외에 <사격조준용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것을 사용하면 어떤 거리에서도 오차의 범위가 달라지지 않으며, 정밀도 역시 높아진다. 그러므로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는 아이오와 쪽의 명중률이 당연히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오와급은 야마토급보다 약 6노트 정도 더 빠르다. 따라서 아이오와가 원거리에서 빠른 속도와 정밀한 사통데이터를 이용해 전투를 벌일 경우에는 야마토쪽이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지구전이 될 경우에는 아이오와 쪽이 더 많은 명중탄을 낼 수 있으므로, 시간이 갈수록 야마토가 더 불리해진다.

 

지휘관제와 전술 적용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각 함의 지휘관제시스템이다. 미 해군은 구축함과 초계정 클래스에도 CIC(전투정보 지휘소)를 두고 부장급의 CIC사관이 치프인 팀의 업무(목표의 수색/탐지, 작전도 전개, 평가, 조언, 전술운동관제 등)를 수행하도록 했다. 때문에 미 해군은 자함의 감시장치 이외에, 전방에 나가있는 많은 구축함과 초계정으로 얻어지는 정보력을 총동원하여, 전투 중에도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 해군은 이와 같은 전방 감시시스템이 없었으며, 단지 젊은 항해사의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방식이었으므로, 함장은 극도로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술판단을 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것을 그대로 아이오와급에 대입할 경우, 함장은 CIC의 정보를 토대로 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후, 가장 최선의 공격시점과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와 정확한 사격통제데이터를 이용해 주간에는 야마토급의 약점인 원거리에서 치고 빠지는 공격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 정찰용 수상비행기를 수용하는 아이오와급 전함. 2차 대전중 대부분의 전함은 2~3대의 수상비행기를 탑재하여 정찰용으로 사용하였다.

 

 이에 반해 야마토급은 아이오와급이 원거리에서 공격해올 경우에는 수상관측기외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아이오와급에 탑재된 127mm 대공포의 공격을 받으면 속도가 느린 수상관측기는 속수무책이므로 이 역시 해결방법이 아니었다. 반대로 아이오와급은 레이더를 이용해 적함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했으며, 포탄의 탄착 시에 발생하는 물기둥을 25,000m 이상에서도 포착해 거리차이 데이터를 보정할 수 있으므로, 매우 우수한 정확도로 적함을 명중시킬 수 있었다.

 

 또한 밤이 되면 야마토에 탑재된 광학식 사통시스템의 탐지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명탄을 발사하거나 탐조등을 조사해 목표를 탐지해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어떤 방식이라도 상당히 큰 오차를 만들어내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아이오와급은 레이더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보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오와급은 우수한 기동성을 이용해 주포의 명중률이 가장 높은 시점과 거리까지 접근한 후, 야마토급에 집중포화를 쏟아 부을 수 있다. 실제 태평양전쟁 당시 과달카날 해전에서 이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 미해군이 공격중인 Musashi 전함. 대만 부근 해역에서 미해군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항공기의 공격으로 침몰하였다.

 

 당시 미 해군은 사우스 다코타와 워싱턴 등, 2척의 신형 전함을 위시한 함대를 이끌고 고속전함 키리시마를 포함한 일본 해군과 싸웠다. 해전이 일어난 시간은 밤 10시로,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은 탓에 일본 해군은 탐조등을 이용해 적함을 탐지해 공격해야만 했다. 하지만 워싱턴에 탑승하고 있던 윌리엄 오귀스트 리 제독은 거리 7~8,000m 사이에서 레이더를 이용해 전함 키리시마를 탐지한 후 주포를 발사해 모두 9발을 명중시켜 침몰시키는데 성공함으로서 레이더조준 사격의 우수성을 증명해냈다.

 

전투해역의 상황
 지금까지 설명한 전투방식은 주야간을 막론하고, 기상이 평온한 때를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해전이 벌어지는 바다는 다양한 기상문제 때문에 항상 복잡한 상황이 지속되며, 그것이 전투 진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안개와 비는 광학식 거리 측정기의 정밀도를 떨어뜨린다. 또한 스콜과 같이 굵고 강한 빗방울인 경우에는 레이더의 감도도 감소시킬 수 있다.

 

▲ 아이오와급 4번함 Wisconsin 전함. 아이오와급은 고속의 필요성과 파나마 운하 통과를 위하여 길이가 폭에 비해 긴 형태가 되어 33노트라는 고속을 발휘하였지만 악천후시에는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가지고 있었다.

 

 한편으로 당시의 레이더는 초기형인 탓에 시 클러터(레이더파의 해면반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목표의 위치를 엉뚱한 곳에 내는 등, 틀린 정보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해면이 잔잔할 경우에는, 레이더파의 멀티패스효과로 인해 노이즈 현상이 나타나기 쉽고, 연속측정에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풍향과 풍속, 그리고 파도의 높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전함간의 전투는 수 킬로에서 수십 킬로미터의 거리에서 이뤄지므로, 발사한 포탄이 30km 정도 떨어진 목표에 착탄할 때까지 대략 50초 정도가 걸린다. 또한 목표역시 약 20노트의 속력으로 움직인다면 처음 지점에서 약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게 된다. 따라서 이 수치를 이용하면 정확한 위치에 포탄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기상 등이 평온한 상태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로는 풍향과 풍속, 파도 높이 등으로 인해 포탄의 사거리와 착탄지점이 달라질 수 있으며, 전함 역시 원하는 위치만큼 이동하지 못하거나 더 갈 수 있다. 따라서 이 차이로 인해 목표에 대한 공격성공률 역시 변화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이길 수 있는가?
 이상과 같이 여러 방향에서 두 전함의 성능과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이것을 종합해보면, 우선 공격력은 두 전함 모두 비슷한 수준이지만, 방어력은 야마토쪽이 훨씬 우수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동성과 사격통제시스템은 아이오와급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전술운용능력이 단순한 일본 해군과 달리 미 해군은 CIC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실행할 수 있으므로, 전투 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미 해군 쪽이 훨씬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  미해군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항공기의 공격을 받고 있는 야마토 전함. 결국 항공모함 없이 수상전투함만으로 구성된 최후의 야마토 함대는 항공기의 공격으로 거의 침몰하고 말았다.

 

 이런 여러 사항을 고려할 때, 실제 두 전함이 싸울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이오와급이 좀 더 우세하다고 판단되며, 척수가 늘어날수록 합동전술을 펴기가 쉬운 아이오와측이 더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 어느 쪽도 상대방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하므로, 무력화만 가능할 뿐 침몰까지는 바라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결국 야마토와 아이오와의 성능비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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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월간 밀리터리 리뷰 2008년 10월호/ 박재석





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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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순규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2009.12.09 0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