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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1 개량 통해 ‘만능 전투기’로… F-15 발전과정


이중 목적 전투기

 당시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중 하나였던 F-16은 장거리 지상타격 임무를 맡기엔 비행거리나 무장탑재량 등이 부족했다. 아무래도 소형전투기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본래 초음속 수송기 연구를 위해 개발했던 F-16XL을 미 공군의 EFT 사업 후보로 제안했다. F-16XL은 원래의 F-16에 비해서 훨씬 커진 날개에 더 많은 연료를 탑재했으며, 무장탑재공간도 늘어났기 때문에 장거리를 날거나나 많은 무장을 탑재한 채 비행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다목적 전투기, F-15의 발전과정 사진으로 알아보기

 공군 주력 F-15의 탄생과정, 사진으로 알아보기

 세계 각 국의 팬텀기 모습, 자세히 살펴보기

 한국형 ‘차기 공대공 미사일’ 프로젝트 알아보기

 한국형 ‘대레이더 공격기’ 발전과정 알아보기

 고성능 전투기 F-15, ‘출생과정’을 밝히다

 400km 밖에서 敵기지 초토화 ‘타우러스’ 미사일

 

▲ F-16XL(위)와 F-16(아래)가 함께 날고 있는 사진. 동체와 수직꼬리날개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날개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사실 잘 구별은 안되지만 동체길이도 달라서 F-16XL이 약간 더 앞뒤로 길다)
 

▲ F-16XL의 무장탑재 능력을 보여주는 사진. 2발의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4발의 AIM-7 스패로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그리고 12발의 폭탄을 탑재하고 있다. 원래의 F-16보다 무장탑재능력이 크게 늘었다.
 
 F-16XL은 외형상 한눈에 봐도 원래의 F-16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생겼었다. 반면에 맥도널 더글라스가 미 공군에 제안한 EFT 후보는, 원래의 F-15와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사실 EFT 사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맥도널 더글라스는 이미 이런 지상공격용 F-15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본래 F-15는 ‘단 1파운드도 지상공격능력에 허비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발한 전투기였지만, 기본적으로 대형 전투기여서 많은 무장을 탑재할 만한 공간도 넉넉했고 또 무거운 무장을 탑재하고도 여유롭게 날 수 있을 정도로 엔진의 힘에도 여유가 있었다(참고로 위에 언급한 슬로건과 달리, F-15는 매우 기본적인 일반폭탄 정도는 투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맥도널 더글라스는 1980년부터 F-15B(F-15A의 2인승 버전) 1대를 개조해서 F-15의 전폭기 모델을 개발하는데 이용했으며, 이 기체를 각종 에어쇼에 내보내서 자체적으로 홍보도 하고 있었다. 맥도널 더글라스는 이 항공기를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 Strike는 공습, 지상타격이란 뜻이 있다)이라고 불렀다.

 

▲ 주로 높은 하늘 위로 나는 F-15는 밝은 회색으로 칠한 반면, 이 F-15는 녹색계열의 위장색을 칠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다른 F-15와 마찬가지로 지상공격 능력이 거의 없던 F-15B(기체번호 71-0291)로, 원래 알록달록한 색을 칠하고 해외홍보를 위해 각종 다른 나라의 에어쇼에 참가했다. 그러다가 맥도널 더글라스가 전폭기 형태의 F-15를 연구하면서부터 지상공격 능력 강화 모델의 연구 및 개념시범용으로 쓰였다.
 

▲ 폭탄을 잔뜩 매단 F-15. 이 사진도 위에 설명한 F-15B(기체번호 71-0291)을 개조한 항공기다. 본래는 지상공격능력이 거의 없는 F-15였지만 지상공격능력을 강화하면 이처럼 강력한 전폭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은 EFT 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항공기들을 날려보며 각종 성능을 비교하려고 했다. 다만 위에 언급한 F-15B는 홍보용 기체라는 성격이 강했으므로 실제 EFT 사업을 위한 비행시험에는 F-15C 및 F-15D 4대에 몇 가지 장비들을 추가해서 비행했다. 즉 맥도널 더글라스는 실제 F-15E(전폭기 버전의 F-15는 F-15D 다음에 개발되므로 F-15E가 될 예정이었다)를 미리 만들어서 시험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F-15를 가지고 시험해보면서 ‘만약 F-15E를 만든다면 이정도 성능을 갖게 된다.’라는 것을 보여줬던 것이다.

 

 물론 이는 제너럴 다이나믹스의 F-16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제너럴 다이나믹스의 F-16XL도 본래 EFT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초음속 수송기의 연구에 쓰기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비행시험에는 ‘만약 F-16E(F-16XL은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붙인 이름이며 만약 EFT 사업에 뽑히면 F-16E가 될 예정이었다)를 만든다면 이정도 성능을 갖게 된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용도로 썼다.

 

 결국 미 공군은 F-15E를 선정했다. F-16XL은 종전 F-16에 비하면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F-15E에 비하면 소형기체이므로 그 능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EFT 사업은 DRF (이중 목적 전투기 : Duel Role Fighter) 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이는 공대공 전투와 공대지 전투 두 가지 임무를 맡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F-15E 스트라이크 이글 

▲ 비행중인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색이 좀 더 어두운 회색인 것을 빼 보면 F-15B(혹은 D)와 외견상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위의 사진에서는 색깔 이외에 공기흡입구 아래쪽에 매달려 있는 LANTIRN 장비로 이 기종이 F-15E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진짜’ F-15E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였다. 이 F-15E는 외형상 F-15D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다량의 지상공격용 무장을 탑재하고도 저고도, 고속 비행을 할 수 있도록 기체 구조물이 훨씬 튼튼하게 재설계되었다. 또한 각종 전자장비나 조종석의 장비도 공중전과 지상공격 모두를 할 수 있는 것들로 바뀌었다. 이렇게 새로운 전자장비들을 탑재하다 보니 내부 공간이 줄어드는 바람에 연료탑재량이 F-15D에 비해 약간 줄어들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동체 측면에 일체형 연료탱크(컨포멀 연료 탱크-CFT : Conformal Fuel Tank)를 장착하고 비행했기 때문에 연료탑재량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물론 이 일체형 연료탱크는 F-15E 뿐만 아니라 F-15C나 F-15D도 장착할 수 있었다). 
 

▲ 정비사들이 F-15E에 일체형 연료탱크(CFT)를 장착하려고 하는 모습. 일반적으로 F-15E가 다른 F-15에 비해 동체 옆이 더 불룩해 보이는 것은 이 일체형 연료탱크 때문이다(간혹 F-15C나 F-15D가 이 CFT를 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형태의, 날개나 동체 밑에 매다는 외부연료탱크는 필요 없으면 떼어버릴 수 있기는 하지만 공기저항이 큰 단점이 있다. 그러니 이런 일체형 연료탱크는 공기저항이 적기 때문에 똑같이 추가적인 연료를 넣을 수 있다고 해도 더 효과적이다. 특히 F-15E의 일체형 연료탱크는 옆면에도 폭탄을 달 수 있어서, F-15E의 폭탄 탑재 공간을 늘려주는 역할도 한다.
  
 F-15E는 종전의 F-15보다 더 튼튼해진 구조물 덕에 최대 11톤에 가까운 무장을 탑재하고 비행할 수 있었다. 이는 2차 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B-29 폭격기보다도 많은 수준이었다. 물론 공대공 전투능력은 종전의 F-15와 동일했으며, AIM-7(혹은 이후 등장한 AIM-120)이나 AIM-9 같은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공중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었다.

 

 다만 F-15E의 기관포용 탄약 탑재량은 절반 가까이 줄어서 510여발 정도만 탑재할 수 있었다(베트남전에서 미 공군이 팬텀의 기관포의 부재로 인해서 공중전에서 고생한 직후에 나온게 F-15이다 보니 이 전투기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약 940여발의 기관포 탄약을 탑재하고 다녔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미군 전투기들은 20mm 기관포탄을 500~600발 정도를 가지고 다닌다.)

 

▲ F-15D와 F-15E는 외견상 비슷해 보이지만 이처럼 내부 구조는 완전히 바뀌었다. 왼쪽은 F-15C 혹은 F-15D의 후방동체이고 오른쪽은 F-15E의 후방동체다. F-15E는 이 부분에 SPF/DB (Super Plastic Forming/Diffusion Bonding)라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얇은 금속 제품을 고온의 성형틀에 넣은 후 열과 압력을 가해 접합하는 방식이다. 부품들을 연결하는데 리벳, 볼트, 나사와 같은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부품을 사는데 드는 비용이 줄어든다. 덕분에 F-15E는 후방동체를 비싼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으면서도 더 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F-15C/D보다도 후방동체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었다.
 

▲ 공중에서 기동중인 F-15. 기존 F-15C/D는 최대 7.33G 까지 기동할 수 있었던 반면, F-15E는 기체 구조물들이 튼튼해짐에 따라 9G 까지 기동할 수 있다.
  
 종전의 F-15는 어디까지나 기본 모델은 1인승으로 두고, 훈련이나 기타 목적으로 소량의 2인승 버전을 따로 만들었던 것에 반해 F-15E는 오직 2인승 버전만 개발되었다. 장거리 지상 타격임무를 맡으려면 비행시간도 길어지고, 목표물을 찾거나 무장을 준비하는 일이 더 많아지므로 조종사 혼자서 이런 일을 다 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2인승 전투기들과 마찬가지로, F-15E도 전방석에는 조종사가 탑승하며, 후방석에는 레이더 및 기타 센서 조작, 무장의 준비, 항법 등을 담당하는 WSO (Weapon System Officer : 무장제어장교)가 탑승한다. F-15E는 필요하다면 후방석의 WSO가 조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F-15E의 조종석은 종전 F-15보다 훨씬 깔끔해졌는데, 이는 다기능시현장비(MFD : Multi Function Display : 조종사가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화면으로 전환 할 수 있는 모니터)를 대폭 늘리고 아날로그식 계기판을 줄였기 때문이다. F-15E는 전방석에 2개, 후방석에 4개의 MFD가 있다. 또한 F-15E에는 조종사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도록 더 큰 전방시현장비(HUD : Head Up Diplay)가 장착되었다.

▲ F-15E의 후방석 사진. 4개의 모니터가 달려 있다. 조종석 한 가운데에 있는 곳은 필요한 경우 항공기를 조작하기 위한 조종간이다. 사진상에서는 끄트머리만 보이지만, F-15E의 후방석에는 조종석 좌우에도 조종간이 달려 있는데 이것은 레이더나 무장을 제어하기 위한 것이다.
 
 F-15E의 레이더는 기존의 F-15C/D에 탑재되던 AN/APG-63 레이더를 기반으로, 지상탐색능력을 대폭 강화한 AN/APG-70이 탑재되었다. 이 레이더는 지형지물을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탐색해서 조종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16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도로나 강, 비행장이나 교각 같은 구조물을 조종사가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더 가까운 거리의 목표물이라면 조종사가 항공기나 차량, 탱크 같은 목표물까지도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F-15E의 레이더는 종전의 F-15용 레이더가 갖고 있던 공중의 목표물을 탐지, 식별하는 능력은 그대로 갖고 있었으며 또한 정비성 같은 부분은 종전 모델보다 더 개선되었다.

 

 F-15E의 또 다른 핵심적인 탐색장비는 LANTIRN 장비다. 이것은 탐색용 포드와 목표물 탐색 및 조준용 포드 2가지로 구성된 장비로, 야간에도 낮은 고도로 자동비행할 수 있게 해주는 한편 주야간 구분 없이 지상 목표물을 열영상 카메라로 찍어서 조종사가 그 위치와 형태를 확인하고, 레이저로 조준하여 레이저 유도 폭탄 등으로 공격 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F-16 파이팅 팰콘 3화의 ‘A에서 C로’편 참조).

 

 이렇게 다양한 지상공격능력을 갖춘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1991년 걸프전을 통해 처음으로 실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여기서 그 능력을 입증한 F-15E는 F-111을 대체하여 미 공군의 주력 장거리 전폭기로 자리잡았다(한편 F-111은 걸프전이 끝나고 F-15E에 그 자리를 물려주며 퇴역했다). 미 공군이 F-15C/D를 전부 퇴역시키고 F-22를 주력 전투기로 삼으려던 시점에서도 F-15E는 퇴역대상에서 제외되었다.

 

 F-22는 공중전을 우선시하여 개발된 전투기로서, 이 전투기에 지상공격 능력이 거의 부여되지 않은 것은 F-15E가 그 임무를 계속 맡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한편 미 공군은 예산 문제로 F-22를 생각 보다 많이 확보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F-15C/D도 일정 수량은 업그레이드해서 더 오래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최소 2030년까지는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의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 아프가니스탄 상공에서 비행중인 F-15E. 탑재한 무장들이 전부 실탄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실전임무중인 듯 하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①M-61A1 발칸(Vulcan)
 1861년에 미국에서는 남북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으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군인들의 사망원은 아이러니하게도 총에 맞아서 즉사한 것이 아니었다. 열악한 위생환경 탓에 병을 앓거나, 혹은 전투 중 입은 부상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것이 대부분의 사망원인이었다. 당시 의사였던 개틀링 (Richard Jordran Gatling)은 이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을 줄일 것인가를 고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발명한 해결책은 ‘사람을 살리는 기구’가 아닌 ‘무기’였다. 그의 생각은 이랬다. 총 10자루를 쏘려면 10명의 군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총 10자루 분량의 총알을 1명의 군인이 쏴도 된다면, 군대에는 더 적은 숫자의 군인만 있어도 된다. 그렇다면 전쟁이 잃어나도 목숨을 잃는 군인의 숫자는 줄어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의사 개틀링이 발명한 것은, 여러 개의 총을 한데 묶어서 한 명이 발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수가 크랭크 축을 돌리면 여러 개의 총 묶음이 돌아가면서 1발이 발사되는 동안 다른 총들은 탄피가 빠지고, 총알이 재장전되어서 총알을 발사할 준비가 되는 구조였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개틀링 건’이었으며, 초창기에 등장한 기관총 중 하나다.

 

▲ 1865년에 만들어진 개틀링 건. 손으로 축을 돌려야 발사가 되는 수동형 기관총이었다. 상당히 크고 무거운지라 운반을 위해 바퀴까지 달려 있다. 이 총의 등장 이후, 여러개의 총열이 돌아가면서 발사되는 총을 ‘개틀링 방식’이라고 부른다.
 
 이 총 덕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줄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여하간에 미군뿐만 아니라 점차 많은 군대가 이 총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의사 개틀링은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자, 사수가 열심히 크랭크 축을 돌릴 필요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만으로도 총알이 나가는 기관총(지금의 기관총들처럼)이 발명되기 시작하면서 개틀링건은 20세기 초반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런데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 제너럴 일렉트릭사는 다시 한 번 이 개틀링 건을 부활시키려고 했다. 당시에는 프로펠러 전투기 보다 훨씬 빠른 제트 전투기들이 개발되면서부터 종전의 기관총(혹은 기관포)만으로는 적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보통 기관총/포를 여러 개 묶어서 한 번에 발사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이 방식은 너무 무겁고 공간도 많이 차지했기 때문에, 더 이상 많은 기관총/포를 전투기에 탑재하긴 어려웠다. 즉 제너럴 일렉트릭의 개발자들은 의사 개틀링이 생각한 것과 같은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의 총으로 여러 개의 총을 대신할 수 있을까?’

 그 해결책은 의사 개틀링과 같았다. 여러 개의 총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여러 개의 총을 묶은 이유는 의사 개틀링과 약간 달랐다. 의사 개틀링이 여러 개의 총을 하나로 묶은 것은 연속적으로 총들이 발사와 장전과정을 거치면서 계속 총알을 발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950년대에는 이미 기관총/포가 보편화된 시기였기 때문에 이런 연속발사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대신 이때의 문제는 너무 빠르게 총알을 발사하면 총이 과열되기 때문에 금세 못쓰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여러 개의 총들이 번갈아 가면서 총을 쏘는 식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를 테면 1분에 1000발을 쏠 수 있는 총을 6개를 묶어서 번갈아 가며 쏘게 하면, 각각의 총은 1분에 1000발을 쏜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1분에 6000발을 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몇 가지 시행착오와 설계변경을 거쳐서 1952년 초반에, 20mm 탄환을 1분에 6000발 이상 쏠 수 있는 기관포를 개발했다. 처음에는 T171, 이후 M61이라고 불린 이 기관포가 바로 발칸이다(원래 Vulcan은 ‘벌컨’에 가까운 발음이 나지만 우리나라에선 발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에 본문에서는 발칸으로 계속 표기하고자 한다.).

 

▲ M-61A1 발칸. 개틀링 방식의 기관포지만, 의사 개틀링이 개발했던 것처럼 사람이 손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기모터나 유압으로 작동한다. 드물지만 앞서 팬텀편에서 설명 했던 것처럼, 총 발사시에 발생하는 가스압력으로 작동하는 방식의 M-61 파생형도 있다(이 방식은 잘못 작동하면 총이 멈춰서 버리는 경우가 생기므로 원래 항공기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발칸 기관포는 F-104 스타파이터에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몇 가지 개량을 거친 M61A1이 등장했으며, 이 기관포는 미군의 주력 전투기에 대부분 탑재되었다. 이후 무게가 더 가벼워지고 발사속도도 더 빨라진 M61A2가 나왔으며, 이것은 F-22 랩터와 F/A-18E/F 수퍼호넷 전투기에 탑재되었다. 한편 함정의 미사일, 항공기 요격용 대공포인 팰렁스(Phalanx) 근접방어시스템(CIWS), 지상에서 항공기를 요격하는 M163 발칸 방공시스템도 이 M61 발칸을 기반으로 한 무기들이다. AH-1 코브라 공격헬기나 우리나라의 TA-50 무장훈련기가 사용하는 M197 기관포도 발칸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총열이 6개에서 3개로 줄어든 버전이다.

 

 발칸의 성공에 힘입어 많은 개틀링 기관포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7.62mm 탄을 쏘는 M134 미니건(실제로 M61을 크기를 줄여 놓은 것에 가까워서 미니건이란 별명이 붙었다), 30mm 기관포탄을 쓰는 GAU-8 어벤저, 25mm 기관포탄을 사용하는 GAU-12 이퀼라이저 등이 있다. 물론 미국 이외에 다양한 국가들도 개틀링건을 개발, 항공기나 대공포 등에 사용하고 있다.

 

▲ M134 미니건. 헬리콥터나 장갑차에 부착해서 사진처럼 사수가 쏘는 기관총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7.62mm 탄을 쏘는 ‘작은 사이즈의(M61에 비하면) 개틀링 건’이란 의미로 미니건이란 별명이 붙었다.   
 

▲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골키퍼 근접방어시스템. 근접방어시스템이란 군함에 탑재되어서 적 항공기나 대함미사일이 매우 가까이 접근했을 때 이를 요격하는 최후의 방어시스템이며, 보통 시스템에 자체적으로 적 항공기나 대함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달려 있다. 위의 사진은 우리나라 해군에서 운용중인 골키퍼로, 이 시스템이 사용하는 개틀링 기관포는 본래 A-10 공격기용으로 개발했던 GAU-8 30mm 어밴저를 기초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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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 필자 이승진

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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