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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2 [저격수의세계 - 20] 영국군 저격전의 주인공
3배 확대 망원 조준경 장착된 리 엔필드 소총

 

 제2차 세계대전 시 영국군은 1940년 서부전선에서의 대패전 이후 와해된 군대를 재편성하고 다시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전장에서 저격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자 저격훈련소가 창설됐고 적합한 저격용 소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국군에서는 그동안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한 패턴소총(P-14) 모델이 제2차 세계대전 전반기까지 공인된 저격용 소총으로 남아 있었다.

 이 소총의 원래 모델은 리 엔필드 No.3 Mark 1이며 몸통 위쪽에 망원 조준경(P.18)이 장착돼 있다. 1942년에는 저격수용으로 리 엔필드 No.4 소총이 새롭게 도입됐고, 보병소총으로 구형 SMLE총을 대체했다. 라이플 No.4 Mark 1(T)로 설계된 이 총은 표준품을 본뜬 우수한 모델이었으며 일반적으로 3배 확대력을 가진 No.32 망원 조준경을 장착했다. 

 이 총은 망원 조준경으로 조준할 때 적절한 완충작용을 하도록 나무로 제작된 얼굴받침이 개머리판에 추가로 부착됐다. 전장에서 명중률이 크게 향상되자 엔필드 No.4총은 영국과 연합군 저격수들이 대부분 선호하게 됐고 저격전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영국군 저격수는 엔필드 소총과 함께 장거리 정찰에 큰 도움을 주는 20배 확대력의 정찰용 망원경을 구비했다.

 이 망원경은 기본적인 2인 저격팀에서 관측수가 휴대했고, 저격수는 쌍안경을 휴대했다. 이들에게는 해외원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프리즘 나침반과 시계도 보급됐다. 전장으로 투입되는 영국군 스나이퍼의 탄약보급은 50발의 NO.4 소총탄과 거의 사용되지 않는 5발의 예광탄, 그리고 경장갑차, 탱크의 조종석, 기관총 등에 사용하는 5발의 철갑탄으로 이루어졌다.

 또 두 개의 수류탄이 개인 방호를 위해 지급됐다. 그러나 수류탄은 야지를 정밀 포복할 때 장애가 되고 안전핀이 이완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저격수에게 스트레스를 줬다.원래 공군용으로 만들어진 방풍·방수용 오버재킷인 데니슨 작업복도 저격수에게 지급됐다. 위장복 스타일로 주머니도 많고 품도 넉넉했으며, 엉덩이의 꼬리같이 달린 끈으로 재킷 앞쪽의 똑딱단추를 채우면 저격수가 후진 포복할 때 옷이 접히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스나이퍼에게는 서너 개의 위장 그물망이 지급돼 비트나 은거지를 이용할 때도 유용했지만, 우선적으로 얼굴과 손을 가리고 전체적인 몸의 윤곽을 없애는 데 사용됐다. 특히 손과 얼굴을 은폐하기 위해 녹색과 갈색의 위장크림이 사용됐는데 전장에서는 숯검정과 흙으로 피부를 가리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다.

 영국군 스나이퍼는 독일군에게 유행한 복잡한 개인 위장술을 거의 채택하지 않았다. 위장복은 때때로 닳아 헤지도록 사용했고 통상 숯검정과 위장망 그리고 자연 위장재료들을 많이 사용했다.제2차 세계대전 시 영국군이 이러한 위장술과 함께 적절한 저격무기와 장비를 갖췄다 할지라도 훈련 수준은 그다지 고르지 못했다. 1940년에 이미 웨일스의 스코틀랜드와 랜브리스를 뒤이어 비스리에도 훈련과정이 생겨 다양하게 저격수들을 양성했다.

 더햄(Durham)경보병부대의 잴랜드(W. Jalland) 소령은 최강의 로바트 정찰대가 운영하는 랜브리스 과정에 입교했는데 이 훈련은 3주간 지속됐다. 많은 장교와 부사관들이 지도자 코스를 밟았고 이 코스를 수료하면 원대 복귀해서 부대의 저격병들을 직접 훈련시켰다.영국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러한 제도는 전반적인 저격술을 상대적으로 많은 장병에게 신속히 전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잴랜드 소령과 같은 전문 스나이퍼들은 많은 훈련병에게 로바트 정찰대의 전문기술과 고난도의 전술 및 그 감동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 큰 불만이었다. 그만큼 로바트 정찰대는 특별한 곳이었다. 잴랜드는 그곳에서 망원 조준경이 장착된 엔필드 저격용 소총의 사격방법, 표적에 접근하는 기술, 전술과 위장, 생존기술 등의 기본적인 저격술을 익혔다.

 영국 특공대의 부사관 스피어만(W. Spearman)은 더욱 색다른 훈련을 경험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넓은 지역으로 배치되기 전 비슬리에서 저격수 과정을 밟았다. 2주 동안 하이랜드 지방의 사냥꾼으로부터 사슴 떼를 잡는 기술을 배웠는데, 그것은 뱀처럼 소리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사슴은 고도로 민감한 시각과 청각을 갖고 있어 근접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엔필드 No.4 소총으로 스물두 마리의 사슴을 잡았다. 스피어만은 스나이퍼 자격을 부여받고 부대로 복귀해 저격술 책임부사관으로 활동했다.그는 일격필살의 저격술은 정밀사격도 중요하지만 은밀한 이동기술을 발휘해 가능한 목표물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방일보(http://kookbang.dema.mil.kr/) 2008.06.17
<양대규 전사연구가>


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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