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09.06.30 개량통한 ‘최종진화형’ F-5E의 특징과 장점은?
 

 F-5 전투기 최종 진화형 사진으로 알아보기

 ‘최종진화형’ F-16 모습 사진으로 살펴보기

 ‘자유의 투사’ F-5 전투기 개발, 사진으로 알아보기

 ‘우리하늘의 파수꾼’ F-15K 사진으로 자세히 알아보기

 각 나라의 다양한 F-15 모습, 사진으로 알아보기

 독특한 형태의 ‘삼각날개’ 쓴 전투기 모습은?

 ‘비행 중 날개변형’ 전투기 가변날개 없앤 이유는?

 

F-5E/F 타이거II :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니 이젠 쌈질도 좀 합니다.

▲ F-5E 전투기. 오늘 소개할, F-5의 최종 진화형이라 볼 수 있는 기종이다.

 

 F-5A는 비교적 훌륭한 기동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개발 당시 군은 이 전투기에게 필요한 것은 공중전 능력 보다는 지상공격능력이라고 여겼었다. 그래서 F-5A는 현대적인 공중전 관련 장비를 거의 탑재하지 못했었다. 허나 노스롭은 자신들이 만든 F-5A를 조금만 손 본다면 충분히 뛰어난 공중전 능력을 갖춘 경전투기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노스롭은 이런 생각을 미 공군에 전달해봤으나, 미 공군은 F-5C로 비교적 괜찮은 성과를 냈었음에도 불구하고 F-5의 성능개량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노스롭은 독자적으로 F-5A의 성능개량에 직접 돈을 투자해나갔다. 일반적인 민간 기업이라면 자신들의 제품의 개량형에 자신들이 돈을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 번 제품을 개발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방위산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국가(더 정확히는 군)에서 개발비를 받은 다음 그 돈으로 무기를 개발하게 된다. 즉 노스롭은 F-5A를 개발했을 때처럼 또 한 번 모험을 시도한 것이다.

 

 노스롭이 판단하기에, F-5A의 공중전 성능을 높이는데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더 강력한 엔진이었다. 마침 제너럴 일렉트릭은 F-5의 엔진인 J85 터보제트 엔진의 개량형, J85-GE-21을 개발 중이었다. 노스롭은 제너럴 일렉트릭에 F-5B 6대를 빌려줘서 이들 엔진에 대한 비행시험을 할 수 있게 해 줬다. 노스롭의 예상대로 종전 보다 더 뛰어난 엔진을 탑재한 F-5는, 최대속도, 상승률, 기동성 및 엔진의 응답성능 (조종사가 엔진 출력을 조절하면 얼마나 빨리 거기에 맞춰 엔진 출력이 실제로 바뀌는가 하는 능력)등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1969년, 미군은 새로 개발된 J85-GE-21 엔진을 F-5A/B의 후기형에 탑재하라고 지시했다(물론 이 F-5A/B들은 미군이 직접 쓸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원조해줄 용도였다). 하지만 노스롭은 이미 자신들이 개발 중이던, 더 업그레이드 된 F-5에 이 엔진을 탑재한다면 F-5 시리즈의 공대공 성능을 훨씬 높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생산중인 해외 원조용 전투기 F-5A에 이어 좀 더 성능이 발전된 해외 원조용 전투기 개발계획, 즉 IFA(International Fighter Aircraft : 국제 전투기-해외 원조용 전투기를 의미)를 시작했다. 미 국방부 내에서는 IFA를 구매하거나 원조 받는 우방국은 IFA를 이용해 공중의 위협(이를 테면 MIG-21 같은)도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이들은 공중전과 지상전 모두를 중시한 전투기를 IFA로 선정하기로 했다.

 

 1970년, 미군은 8개 회사에 IFA를 만들 수 있겠냐고 문의했고 이중 4개의 회사가 응답해왔다. LVT (Ling-Tomco-Vought)는 미군에 F-8 크루세이더 전투기의 경량화 버전인 V-1000을 제시했다. 록히드는 F-104 전투기를 기초로 개발한 경전투기 CL-1200 랜서를, 맥도널 더글라스는 F-4 팬텀의 간략화 버전을 IFA용 전투기로 제안했다. 그리고 노스롭은 F-5A/B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미군에 제안했다.

 

▲ 록히드의 CL-1200 랜서. 혹시 이 코너를 계속 봐오시던 독자분들 중에는 이 사진이 낯익은 분이 계시진 않으신지? 사실 이 사진은 F-16 코너에서도 한 번 올라왔다. 즉 CL-1200은 IFA 이후에 LWF 계획에도 참여했으나 그 때도 F-16에게 밀려 전투기가 될 기회를 잃었다.

 

 노스롭이 제안한 전투기는 F-5A-21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는 앞서 설명하였던 제너럴 일렉트의 J85-GE-21A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해서 붙은 이름이었다. F-5A-21은 종전의 F-5A보다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보낼 수 있도록 공기흡입구가 커졌으며, 좀 더 커진 엔진사이즈에 맞게 동체도 약간 더 커졌다. 또 느린 속도로 비행중일 때는 공기흡입구로 엔진에 필요한 양 만큼의 공기가 충분히 들어오지 못하므로, 후방 동체 쪽에 별도의 자동 개폐식 보조 공기흡입구를 설치했다(이것은 먼저 개발되었던 CF-5, NF-5에도 있던 부분이다).

 

 F-5A-21의 동체는 앞뒤 및 좌우로 각각 40cm 정도 씩 커졌는데, 덕분에 연료를 집어넣을 공간도 더 커졌다. 이에 따라 기체 내부에 넣을 수 있는 연료량은 1.8톤에서 2톤으로 늘었으며, 연료탱크 자체는 전투중 피해를 입어도 연료가 새거나 하는 일이 더 적은 것으로 바뀌었다. 날개 역시 전반적으로 커져서 기동성이 좋아졌으며, 특히 LEX(날개 앞전 연장부위, 흔히 스트레이크라고도 부르는 부분)가 더 커지면서 조종사는 급기동 중에도 더 안정적으로 F-5A-21을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 위의 사진은 기수를 De-hike한 상태의 F-5E이며, 아래 사진은 기수를 Hike한 F-5E다. 위쪽 사진에 비해 아래쪽 사진의 F-5E의 기수가 더 들린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항공기 자세를 높여 이륙 거리를 줄여준다.

 

 기동성 향상을 위한 성능개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노스롭은 공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F-5A-21에 기동용 플랩을 설치했다(사실 이 역시 앞서 개발된 NF-5A/B에 쓰였던 장치다). 이것은 날개 좌우 방향 전체에 걸쳐 설치된 앞전 플랩과, 동체에 가까운 날개 안쪽의 뒷전 플랩이 조합된 것으로 조종사는 비행 중 4단계로 이 플랩들을 세팅 할 수 있었다. 이 세팅은 각각 초음속 비행용, 순항 비행용, 급기동용, 그리고 이착륙용으로, 조종사는 상황에 맞게 적절히 F-5A-21의 플랩세팅을 선택하여 최적의 비행성능을 낼 수 있었다.

 

 앞서 설명한 LEX와 기동용 플랩, 그리고 향상된 엔진 출력 등에 힘입어 F-5A-21은 해면고도에서의 최대 상승률은 23%, 최대 지속선회율은 17% 좋아지고, 최대 순간선회시 선회반경은 39%, 선회율은 7%정도 향상되었다. 또한 최대속도 역시 마하 1.4에서 1.6으로 늘어났다(날개에 AIM-9을 장착한 경우엔 마하 1.5).

 

 F-5A-21는 공중전을 위하여 기동성 못지않게 전자장비 부분도도 대폭 향상되었다. 종전의 F-5A는 공중전용 장비라고 해봐야 간단한 거리측정용 레이더와 기초적인 기관포 조준기가 다였다. 반면 F-5A-21은 소형 레이더인 AN/APQ-159를 탑재하여 약 40km 이상 떨어져 있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먼 거리의 적도 사전에 발견하고 고도나 속도를 확인하여 적기와의 공중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 또 이 레이더에는 AN/ASG-31 리드 연산 조준기가 연동되었다. 이 리드 연산 조준기는 AIM-9 공대공 미사일이나 기관포 조준시 무기의 사거리와 비교해서 표적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조준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지 등을 알려주었다.

 

 또한 F-5A-21은 본래 다른 나라의 F-5A에도 적용되었던 2단식 전방 착륙장치(랜딩기어)를 사용했다. 이것은 길이가 2단으로 조절되는 것으로, 이륙시에는 전방 착륙장치가 평소 보다 더 길어진다. 그러면 기수 역시 위로 들리게 되어 기체가 전반적으로 3도가량 더 위로 들린다. 이렇게 기체가 전반적으로 위로 3도가량 들리면 날개에서는 더 많은 양력이 생기므로, 이륙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1970년 말, 노스롭의 F-5A-21이 IFA의 최종승자가 되었으며 미군은 이들과 8대의 시험용 항공기와 325대의 양산용 항공기를 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곧 F-5A-21의 이름은 F-5E(2인승 버전은 F-5F) 타이거II로 미 국방부에 정식 등록되었다. 타이거란 이름이 붙은 것은 앞서 미 공군이 사용했던 F-5C 스코시 타이거의 영향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노스롭이 아시아 시장을 주로 노리고 있었으므로 아시아인들에게 친근한 호랑이를 새로운 F-5의 이름으로 쓰고자 했던 이유도 있었다.

 

▲ F-5의 개량형, F-5E의 모습. 눈으로는 F-5A와 잘 구분이 되지 않지만, 많은 부분이 개량되었다.

 

 F-5E는 1972년 처음 비행한 이래로 개발 도중 엔진 문제로 약간 스케줄이 지연되기도 했었으나 1973년 애리조나 주에 있는 미 공군의 425 전술 훈련 비행전대에 배치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물론 첫 전투기가 이 훈련 비행대에 들어간 것은 나중에 F-5E/F를 구매할 나라의 조종사와 정비사들을 훈련시킬 교관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노스롭은 같은 해인 1973년에 열린 파리 에어쇼에 F-5E를 전시하고 시범비행도 선보이면서 많은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새로운 전투기를 광고하였다.

 

 해외에 판매되거나 원조된 F-5E/F는 5개의 무장/연료 장착용 파일런(동체 1개, 날개 4개)과 2개의 날개 끝 AIM-9 발사대를 탑재했다. 노스롭은 옵션형태로, 만약 고객이 원한다면 기수를 정찰용 F-5인 RF-5A처럼 레이더 대신 카메라를 달 수 있게 개조하거나, 공중 급유용 프로브를 장착할 수도 있게 하였다. 이 외에도 F-5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항법장비 및 통신 장비가 F-5E/F에 채워졌다. 한편 새로 장착된 레이더를 위하여 계기판 중앙에 5인치짜리 CRT 모니터가 새로 설치되었다.

 

▲ F-5E의 조종석 계기판. 중앙에 5인치 짜리 CRT가 보인다. 그 옆 오른쪽에 있는 작은 원형 모니터는 주변에 적 레이더 전파가 감지되면 이를 알려주는 레이더 위협 경보기용 모니터다.

 

 하지만 F-5E는 한 종류의 전자장비들만 탑재한 것은 아니며, 다양한 나라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F-5E의 내부 전자 장비를 선택해서 구매했다. 심지어 브라질, 칠레, 케냐, 멕시코, 모로코, 수단, 튀니지아 같은 나라들은 F-5E의 도살핀 (수직꼬리날개 앞쪽 부분)의 형상을 개선하여 전투기의 방향 안정성을 향상시켜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F-5E의 후기형은 레이돔(레이더를 덮는 기수 제일 앞부분)부분의 형상이 좀 더 납작하고 위아래로 평평한 형태로 바뀌었다. 이 부분은 상어의 코 부분을 닮았다고 해서 샤크 노즈(shark nose)형 레이돔이라고도 부르는데, 원래는 정찰용 F-5E인 RF-5E용으로 개발하다가 나온 형상이다. 이 독특한 형상의 레이돔은 전투기가 급기동 중에도 기수가 제멋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방향안정성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이 역시 옵션 형태로 후기에 생산된 F-5E에 장착되었다.

 

▲ 우리 공군의 KF-5E 제공호. 이 전투기도 F-5E 후기형에 속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샤크노즈를 달고 있다.

 

 F-5E는 공중전과 지상공격 모두를 고려하여 개발한 전투기였지만, 지상공격시 유도무기를 쓸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은 F-5E/F를 지상공격 임무에 더 많이 쓸 생각이었기 때문에 노스롭은 이런 고객들을 위하여 F-5E/F에 LATAR (Laser-Augmented Target Acquisition and Recognition) 레이저 목표 조준 시스템을 탑재할 생각도 했다(그러나 실제로 이 레이저 목표 조준 시스템을 사간 나라는 없었다). 또한 노스롭은 AGM-65 매버릭 같은 공대지 미사일이나, 독일 MBB사가 본래 토네이도 전폭기를 위해 개발한 자탄 살포기도 F-5E에 탑재하고 시험비행을 했다(AGM-65의 경우엔 일부 국가가 실제로 F-5에 탑재해 운용했다).

 

▲ 매버릭 미사일을 시험 중인 F-5F. 날개 밑에 달린 주황색 물체가 AGM-65 매버릭으로, 시험시 관계자들이 멀리서도 잘 관찰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일부러 밝은 주황색으로 칠해졌다. 사진을 잘 보면 기수 앞쪽 아래 부분에도 시험시 관측등을 위한 장비가 장착되었다.

 

 2인승 버전인 F-5F는 F-5E보다 좀 더 늦은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다(보통은 단좌기와 복좌기가 같이 개발된다). 전체적인 형태는 앞서 개발된 2인승 버전들(즉 T-38, F-5B)과 유사했다. 다만 F-5B는 모든 기관포가 제거된 것과 달리, F-5F는 2개중 1개의 기관포만은 남겨졌다(대신 탑재 탄약은 140발로 줄었다). 하지만 원래 기관포가 있던 자리에는 여전히 기관포처럼 생긴 구멍이 뚫린 관이 삐져나와 있는데, 이것은 안쪽에 있는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전자장비를 냉각시키기 위한 공기흡입구 역할을 한다.

 

 기관포가 1개 빠진 것을 제외하면 F-5F의 각종 전투를 위한 시스템은 F-5E의 것과 거의 같았다(다만 F-5F는 엔진은 F-5E의 것과 같은데 비해 무게가 약간 늘어난 탓에 이착륙 성능이나 기동성은 F-5E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한편 F-5F의 동체 후방쪽에는 기수가 더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쏠린 무게중심을 다시 원래 자리로 맞추기 위해 무게추가 추가되었다. 이 외에 F-5F에는 비행성능 향상용으로 F-5E에는 없던 윙펜스가 날개 중간쯤에 설치되었다.

 

 1987년, 바레인을 위해 생산된 2대의 F-5E가 공장을 떠나면서 F-5E의 모든 생산라인은 중단되었다(다만 예비로 남겨져있던 부품들을 조합, 몇 대의 F-5E가 이후 더 조립되었다). 이때까지 총 792대의 F-5E와 140대의 F-5F, 12대의 RF-5E가 노스롭에서 제작되었다. 이 외에도 스위스, 한국, 대만 등에서 도합 540여대의 F-5E/F가 라이센스 생산되었다.

 

1.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 원조 호랑이, 타이거 I

 1952년, 그루먼은 자신들의 F9F 쿠거 전투기를 대폭 개량한 G-98이란 전투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 전투기는 천음속 영역에서의 공기저항을 크게 줄였으며, 장차 초음속 비행도 가능하리라 여겨졌다. 1953년쯤이 되자 이 전투기는 더 이성 원래의 쿠거 전투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전투기가 되어 있었다. 미 해군은 XF9F-8이란 이름으로 이 전투기의 개발을 지시했으며 1955년경에는 F11F-1 타이거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62년, 미 삼군 통합 명명법에 의해 F-11A 타이거가 되었다. 하지만 이 전투기는 더 고성능인 F-8 크루세이더 등에 밀려서 비교적 빨리 일선에서 물러났다.

 

▲ F-11A 타이거 전투기. 꽤 일찍 일선에서 물러난 전투기지만, 미 해군의 곡예비행팀인 <블루 앤젤스>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새로 개발된 전투기가 어떤 전투기의 이름을 물려받는 경우는,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전투기에 한한다(이를 테면 FH-1 팬텀과 F-4F 팬텀II, P-38 라이트닝과 F-35 라이트닝2, P-47 썬더볼트와 A-10 썬더볼트2는 각각의 항공기 제작사가 같거나 합병으로 인해 같은 계열사가 된 경우다). 반면 F-11 타이거와 F-5 타이거II는 각각 그루먼과 노스롭에서 개발한 전투기로, 전혀 다른 회사에서 만들었다. II를 붙인 전투기 치고는 꽤나 이례적인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두 회사도 결국 최근에 합병되어 노스롭-그루먼이 되었다. 물론 이것은 F-5E/F가 나온지 훨씬 뒤의 일이다.

 

2.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 지속 선회, 순간 선회

 전투기는 적기를 따라잡기 위해, 혹은 자신을 따라잡으려는 적기를 따돌리기 위해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급선회를 하고는 한다. 전투기가 1초에 몇 도 만큼 선회를 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이 선회율이다(보통 단위는 °/sec로 표현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선회율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 신속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전투기는 최대 한 빠르게 선회를 하려 할수록 더 많은 양력을 만들어내야 하며, 그에 따라 항력 역시 크게 증가한다. 그래서 급선회를 하고 나면 보통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속도가 떨어지는 것에 관계없이, 그 전투기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선회율이 바로 순간 최대선회율이다. 전투기가 빠르게 선회를 하려면 전투기의 비행속도도 중요한데, 순간 최대선회율로 급선회를 하고 나면 전투기는 속도가 느려지므로 전투기는 더 이상 이 순간 최대선회율을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선회율을 늦춘다면 공기저항도 그 만큼 줄어들게 되므로, 엔진을 최대출력으로 높여서 이 공기저항을 이겨내면서 계속 선회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지속선회라고 하며, 가장 빠르게 선회할 수 있는 지속선회율을 최대 지속선회율이라고 한다.

 

 한편 전투기가 선회시 중요한 또 한 가지 요소는 선회반경이다. 사람은 제자리에 서서 ‘우향우’ 하는 식으로 바로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항공기는 일정 크기의 원을 그리며 선회를 해서 방향을 바꾼다. 아무리 선회율이 빠르다고 하더라도, 큰 원을 그리며 선회를 한다면 선회율은 느리지만, 더 작은 선회원을 그리는 상대를 따라잡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선회율은 전투기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반면, 이 선회원은 전투기가 느리면 느릴수록 작게 그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선회를 빠르게, 그러면서도 작은 선회원을 그리면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큰 양력을 만들어내 가면서 급격히 선회를 하면 된다. 문제는 이러면 이럴수록 원심력도 강해진다. 이 원심력은 전투기에게 마치 중력처럼 작용하는데, 이것이 중력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G라는 수치다. 보통 훈련된 전투기 조종사도 9G 이상은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전투기 역시 9G 정도를 한계치로 설정하고 설계된다.

 

 전통적으로 전투기에게 있어서 순간 선회율은 주로 적기를 순식간에 따돌릴 때 더 많이 필요한 수치이인 반면, 지속 선회율은 적기를 계속 물고 늘어질 때 중요한 수치였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순간 선회로 적기를 바라봤다고 해도, 기총을 조준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일부 아주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들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게 명중탄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또 초창기에 등장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들은 적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열만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격자 입장에서는 이것을 조준하기 위해서라도 끝가지 적기를 물고 늘어져 적의 뒤로 돌아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순간선회율이 방어시 뿐만 아니라 공격시에도 중요한 수치로 부각되고 있는데, 순간 선회로 적기를 조준 한 다음 근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조종사 헬멧에 부착된 헬멧 조준 시스템과, 급기동이 가능하고 전방에서도 적기의 열을 감지해낼 수 있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조합 덕에 적기를 향해 완전히 기수를 돌리지 않고서라도 적기에게 미사일을 날릴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최신형 전투기의 최대 순간선회율은 25°/sec 전후, 최대 지속선회율은 20°/sec 전후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최대로 낼 수 있는 수치로, 보통 매우 낮은 고도에서 연료와 무장을 거의 탑재하지 않은 상황에서나 나오는 수치다. 만약 연료, 무장을 더 탑재하고 더 높은 고도에서 싸운다면(보통 전투기들은 4~5km 이상의 고도에서 싸운다) 전투기의 선회율은 더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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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 필자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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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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