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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7 ‘작지만 매운고추’ F-5E 동체·날개의 특징은? (1)

 

F-5는 어떤 비행기?

 저번 화까지는 F-5가 개발된 이후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F-5 전투기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자 한다.

 

 F-5E 타이거의 날개특징 자세히 살펴보기

 F-5 전투기 최종 진화형 사진으로 알아보기

 ‘최종진화형’ F-16 모습 사진으로 살펴보기

 ‘자유의 투사’ F-5 전투기 개발, 사진으로 알아보기

 각 나라의 다양한 F-15 모습, 사진으로 알아보기

 독특한 형태의 ‘삼각날개’ 쓴 전투기 모습은?

 ‘비행 중 날개변형’ 전투기 가변날개 없앤 이유는?

 

▲ F-5E 타이거II의 3면도

 

주날개 : 생긴 것을 보니 어떤 물에서 놀았는지 감이 잡히는 듯...

 F-5의 주날개는 다른 일반적인 초음속 전투기들과 마찬가지로 사다리꼴(혹은 잘린 삼각날개)이다. 다만 주날개의 가로세로비가 3.9로 여타 전투기들에 비해 좌우로 긴 편이다(일반적으로 초음속 전투기들은 2~3 사이). 좌우로 긴 날개는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보통 마하 1 미만의 속도에서는 유리하지만, 초음속에서는 불리하다. 개발자들은 F-5 및 훈련기 버전인 T-38가 비록 초음속 항공기이긴 하지만, 실제로 주로 비행할 속도 영역은 마하 0.8 근처의 천음속 영역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날개를 선택했던 것이다.

 

 한편 F-5는 주날개 내부에 연료를 넣지 않는 다는 점도 설계자들이 이런 가로세로비를 선택하게 하는데 한 몫 했다. 일반적으로 가로세로비가 작을수록 날개 뿌리부분이 두꺼워지므로 여기에 연료를 더 많이 넣을 수 있지만, F-5는 이러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F-5의 날개 특징을 잘 확인 할 수 있는 사진. 기체크기나 무게에 비하면 날개가 제법 큰 편이면서도 후퇴각이 크지 않고, 더불어 좌우로 긴 편이다. 이는 이착륙 성능이나 천음속에서의 기동성 등을 고려하여 설계한 결과다.

 

 주날개의 후퇴각 역시 F-5가 초음속 보다는 마하 1 미만의 천음속 영역에서의 비행을 더 중시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다른 전투기들이 초음속 비행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40도 전후의 후퇴각을 갖는 반면, F-5는 겨우 24도 정도만 날개가 후퇴되었다. 날개 자체의 두께비 (날개 앞뒤 폭에 비하여 날개가 얼마나 두꺼운가)는 4.8%정도로, 일반적인 초음속 전투기들(보통 4~6% 사이)과 큰 차이는 없다.

 

 날개의 단면 형상은 기본적으로 위아래가 대칭형이며, 이는 비슷한 시기의 초음속 전투기의 날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상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비행 상황에서는 앞전 플랩 부분이 약간 아래로 처져있기 때문에, 날개 단면이 대칭형이 아니 볼 수도 있다. F-5는 날개 앞전 플랩과 날개 뒷전 플랩을 조합하여 상황에 따라 4단계로 날개 단면 형상을 바꾸기 때문에, 실제로 상하가 대칭인 날개단면을 취하고 있는 상황은 거의 없다.

 

 F-5 전투기는 주날개의 면적 자체만 놓고 본다면 다른 전투기에 비해 꽤 작은 편이지만, 기체의 무게를 생각하면 동시대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되려 약간 큰 편이었다(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익면하중(=기체중량/날개면적)이 작다). 이는 설계자들이 초음속 비행 능력이나 최대속도 같은 것 보다는 근접 격투전을 위한 기동성 확보나 이착륙 성능 등을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F-5의 주날개는 동체 아래쪽에 위치하는 저익 형태이며, 이는 설계자들이 착륙장치(랜딩기어)와 지상간의 간격을 좁혀서 착륙장치를 짧게 (즉 가볍게)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F-5의 또 다른 특징은 연장된 날개 앞전 뿌리(LERX : Leading Edge Root eXtension)다. 이전 화에서도 언급하였듯 LERX는 F-5의 기동성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는 부분이며, T-38때는 없던 이 부분이 F-5A로 넘어오면서 생겼고, F-5E에서는 그 크기가 더 커졌다. LERX에 대한 설명은 본문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곳을 잘 살펴보자. T-38에서는 아무것도 없었으나 F-5A에서는 LERX가 생겼고, F-5E는 이 부분이 앞으로 뻗어 나오면서 더 커졌다. 노스롭은 원래의 F-5A에 비해 더 늘어난 F-5E의 LERX를 장착할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공기흡입구의 위치가 앞쪽으로 변경해서 결과적으로 LERX옆쪽 동체 부분을 앞으로 늘렸다. 한편 전체 F-5 시리즈중 F-5F만은 날개에 윙펜스를 가지고 있다.

 

▲ 날개 위에 있는 윙펜스는 전체 F-5시리즈 중 F-5F만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F-5의 주날개는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전투기들에 비해 기체의 기동성을 높여주며, 특히 천음속 영역에서의 성능을 중시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꼬리날개 : 작지만 크다

 F-5의 수평꼬리날개는 동체 후방 아래쪽에 달려 있는데, 이는 주날개와 거의 일직선상에 달려 있기 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럴 경우 비행 중 수평꼬리날개가 주날개의 후류에 계속 잠길 염려가 있으므로 설계자들은 이를 아래로 약간 처지게 만들어(즉 하반각을 주어)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도록 설계했다. 수평꼬리날개의 형태는 주날개와 유사한 사다리꼴(잘린 삼각형)이며 주날개와 마찬가지로 그리 크지 않은 후퇴각을 가지고 있다.

 

 F-5는 한 개의 수직꼬리날개를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다리꼴 형태이며, 기체 크기에 비하면 제법 큰 편이다(수직꼬리날개의 면적은 좌우 수평꼬리날개를 다 합친 것 보다 약간 더 넓다). 이는 1950년대 무렵 개발된 초음속 전투기들이 지나치게 초음속 성능만 고려하다 보니, 수직꼬리날개를 작게 설계해서 비행불능 상태(스핀)에 빠지기 쉬웠던 점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라 볼 수 있다. 수직꼬리날개는 수평꼬리날개 보다 약간 앞쪽에 위치해있는데, 이 역시 급기동 중 수평꼬리날개에서 생긴 후류가 수직꼬리날개에 영향을 주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이다. 한편 일부 국가의 F-5E/F는 수직꼬리날개 앞쪽에 길게 연장된 도살 핀(Dosal fin : 등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

 

▲ F-5 전투기는 기체크기에 비하면 수직꼬리날개가 제법 큰 편이다(사진 속의 항공기는 스위스 공군의 F-5E가 가상적기 임무를 위해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칠한 외부 연료탱크를 탑재하고 있는 사진이다. 혹자는 이 사진속의 기체를 보고 적십자 소속의 F-5가 응급 혈액 수송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했었지만...)

 

▲ 브라질 공군 소속의 F-5E. 수직꼬리날개 앞쪽이 앞으로 더 길게 뻗아 나와 있다. 이를 도살핀(등지느러미)라 부르는데, 하는 역할은 앞서 언급한 LERX와 비슷하다.

 

동체 : 콜라병과 상어코

 F-5는 워낙 소형 항공기이다 보니 동체가 꽤 가는 편이다. 그래서 정면에서 볼 경우에는 조종사들이 찾기 쉽지 않다고 한다(레이더 보다는 거의 눈으로 적기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근거리 격투전에서는 이러한 특징도 꽤 큰 이점이다).

 

▲ F-5와 F-15가 함께 있는 사진. 보시다시피 F-5는 꽤 작다. 근거리 격투전을 벌이면, 상대편 조종사는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훨씬 작은 F-5가 눈으로 찾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F-5의 동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잘록한 허리다. 흔히 콜라병 형상이라고 부르는 이 잘록한 허리는 5,60년대에 개발된 초음속 전투기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형태인데, 마하 1 부근의 속도에서 공기저항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 내용은 밑에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에서 좀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다.

 

▲ 동체 허리부분이 일반적인 직선 형상일때와 콜라병 형상일 때의 공기저항을 비교한 그래프다. 항력계수란 어떤 형상이 크기나 속도에 비해 얼마나 항력을 많이 받는지를 나타내는 나타내는 것으로, 쉽게 말해 이것이 클 수록 공기저항을 더 많이 받는다. 밑의 숫자들은 마하 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두 형상을 비교해 보면 마하 0.8일 때 까지는 일반적인 형상이 더 공기저항을 덜 받는다. 그러나 음속 돌파 순간인 마하 1.0 때를 비교하면, 콜라병형상(빨간색 선)이 일반적인 형상(파란색 선)보다 더 적은 공기저항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마하 0.8에서 1.4 사이의 속도구간에서도 콜라병 형상이 전반적으로 더 항력이 적다. 전투기들은 이 영역에서 주로 비행하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결론적으로 콜라병 형상의 동체가 F-5에게는 더 적합했던 것이다.

 

F-5의 기수 부분은 전형적인 초음속 전투기의 형태이며 길고 뾰족하다. 다만 기수의 길이 자체는 전체 크기에 비해 좀 많이 긴 편인데(바꿔 이야기 하면 조종석이 좀 뒤쪽에 위치), 이는 기수부분에 기관포가 장착되다보니 이를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F-5E/F의 후기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수가 납작하고 앞부분이 둥근 상어코(샤크노즈) 형태다. 이것은 급기동 중 기수가 좌, 우로 제멋대로 돌아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이 역시 본문 뒤쪽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1 : LERX, LEX, 스트레이크

 항공기가 급기동을 하다가 너무 급격히 기수의 방향을 바꾸면 (즉 받음각이 너무 커지면) 날개 윗부분의 공기 흐름이 날개를 따라 흐르지 못하고 떨어져나가 버린다. 그러면 날개에서는 더 이상 양력을 만들지 못해서 항공기의 고도가 순간적으로 많이 떨어지거나 비행불능 상태에 빠지는데, 이를 실속(Stall)이라고 한다.

 

▲ 위쪽의 그림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날개 주변 공기 흐름이다. 그러나 항공기가 급기동을 하거나 이착륙을 위해서, 바람방향에 비해 기수를 너무 급격히 위로 들면(즉 받음각이 너무 커지면) 아래 사진 처럼 날개 위쪽의 공기 흐름이 떨어져 나가 버린다. 아래 사진은 공기의 흐름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실험장치 속을 흐르는 공기에다 매우 가는 연기를 여러 가닥 흘려보내면서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이런 실속 상황에서 날개 위쪽에 소용돌이가 생기면 공기 흐름이 떨어져나가지 않고 원래의 흐름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 F/A-18 호넷 전투기의 스트레이크 때문에 생기는 소용돌이 흐름. 위의 그림은 컴퓨터를 통해 전투기 주변의 공기 흐름의 형태에 대해 계산한 결과를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다시 처리한 것이다.

 

 후퇴각이 큰 삼각날개는 이런 소용돌이가 잘 생기는 특징이 있는데, 항공기 개발자들은 이점을 보고 주날개 앞에 작은 삼각날개를 겹처서 연결해 놓았다. 결과적으로 주날개의 뿌리부분이 앞쪽으로 길게 뻗어 나온 형상이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본문에서도 언급하였던 LERX다. LERX는 뿌리(Root)란 말을 빼고 LEX라 부르기도 하며, 스트레이크(Strake)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LERX, 혹은 스트레이크는 F-5 뿐만 아니라 미국의 F-16, F/A-18은 물론 러시아의 SU-27, MIG-29 같은 최신 전투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2 : 윙 펜스

 항공기 개발자들이 후퇴날개를 연구하던 도중, 후퇴각이 있는 날개는 급기동시 날개 끝부분부터 실속에 빠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날개끝부터 실속에 빠질 경우 일반적으로 날개 끝에 위치하는 조종면(에일러론)도 못쓰게 되고, 또 항공기의 기수가 갑자기 위로 들리는 문제 등이 발생했다(후퇴날개는 날개끝이 날개뿌리보다 상대적으로 뒤에 있다. 그러므로 날개끝에서 양력을 만들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더 앞쪽에 있는 날개뿌리부분에서만 양력을 만들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지고 항공기 앞쪽, 즉 기수를 들어 올리는 힘을 만들게 된다).

 

 후퇴각이 있는 날개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런 날개 위를 지나가는 공기 흐름이 뒤로가 아니라 옆으로 흐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바깥쪽으로 흐르려는 공기 흐름은 날개 바깥쪽의 공기흐름을 방해해서 결국 이 부분이 날개 뿌리 보다 더 빨리 실속에 빠지게 만든다.

 

 설계자들이 생각한 간단한 해결책은 옆으로 흐르려는 공기를 가로 막는 울타리(펜스), 즉 윙 펜스를 치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리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간단한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 치고는 꽤나 효과적이었다. 특히 펜스를 타고 넘어가려는 공기는 소용돌이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앞서 보았던 LEX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날개가 실속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했다.

 

▲ 윙펜스의 원리를 설명한 그림. 후퇴날개에서는 날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즉 옆으로 흐르는 공기 흐름이 생기는데, 이것은 날개 주변의 공기가 정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날개 끝 쪽에서 실속 현상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윙 펜스는 이러한 옆으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옆으로 흐르던 공기는 윙펜스를 만나면 위의 그림 처럼 소용돌이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앞서 보았던 LERX(스트레이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날개의 실속을 막아준다.

 

 윙 펜스는 50~60년대에 개발된 전투기들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그 이후 개발된 전투기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있다. 날개 앞전 플랩이나 기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날개 끝 실속을 막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을 크게 만드는 윙 펜스를 굳이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MIG-15는 윙 펜스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항공기다. 윙 펜스는 이런 초창기에 등장한 후퇴날개를 갖는 항공기에서 특히 자주 볼 수 있다(사진속의 기체는 정확히 말하자면 MIG-15의 2인승 훈련용 버전으로 폴란드에서 만든 SBLim-2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3 : 면적 법칙

 1950년대에 미 공군은 F-102 요격기를 개발 중이었는데, 당시로서는 매우 강력한 엔진을 썼음에도 어째서인지 마하 1을 넘지 못했다(예상대로라면 마하 1.2로는 비행할 수 있어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공군과 개발사인 컨베어는 NASA에 도움을 요청했고, NASA의 연구 개발자인 휘트콤(R.T. Whitcomb)은 그 해결방안을 찾았다.

 

 김밥 한 줄을 칼로 썰어 보자. 그리고 각 잘라진 김밥을 눕혀 놓았을 때 생기는 원의 면적, 즉 단면적을 살펴보면 모두 똑같다. 그렇다면 전투기는 어떨까? 전투기를 만약 김밥 썰 듯 여러 개로 잘라 보면 김밥처럼 둥글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수 부분은 대부분 동그랗게 되겠지만 날개가 있는 부분은 좌우로 길쭉할 것이고, 수직꼬리날개가 있는 부분은 위로 길게 삐져나올 것이다. 그러나 휘트콤이 발견한 바에 의하면, 이 단면 부분의 형상이 어찌되었건 간에 면적이 어느 부분이 크고 어느 부분이 작은가가 천음속 영역에서 공기저항의 크고 작음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 위 항공기 그림에서 밝은 하늘색과 어두운 하늘색 부분을 잘라낸다고 보자. 이 부분의 잘려진 부분의 형상은 다르지만 면적은 동일하다. 이 면적이 어느 부분이 커지고 어느 부분이 줄어드는가에 따라 항공기의 천음속 영역에서의 공기저항이 늘거나 혹은 줄어든다.

 

 당시에는 아직 전투기의 단면적의 분포가 천음속 비행시 항력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휘트콤은 마침 이 분야에 대해 연구 중이었으며, F-102의 형상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도 내에서 공기저항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했다. 결국 F-102의 날개가 빠져나오는 부분만큼 동체 허리 부분의 면적을 줄이면, 전체적으로 원하는 단면적의 분포를 만들 수 있었다.

 

▲ 만약 단순한 원통형 동체에 날개를 붙이면, 단면적 분포는 오른쪽 처럼 된다. 날개가 붙는 부분의 단면적이 갑자기 지나치게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동체부분을 잘록하게 만들면 날개 면적이 늘어나는 만큼 동체 면적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좀 더 이상적인 형태의 단면적 분포를 얻을 수 있다.

 

▲ YF-102는 일직선인 동체를 가지고 있었으나, NASA의 조언에 따라 이부분을 콜라병 형태로 바꿨다. 덕분에 F-102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해졌다.

 

 이후 항공기 개발자들은 초음속, 혹은 천음속에서 항력을 줄이기 위해 면적 분포를 중시했다. 항공기의 단면적이 갑자기 바뀌지 않고, 전체적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 좋다는 법칙을 면적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비단 초음속기뿐만 아니라 마하 0.8~1.0 사이로 비행하는 천음속기 (이를 테면 여객기나 폭격기)에도 많이 적용 되었다. 그러나 면적 법칙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조건 허리를 오목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주날개와 수직, 수평꼬리날개 및 동체의 배치를 잘 선택하면 굳이 콜라병 형태로 동체를 만들지 않고도 면적 법칙을 만족시킬 수 있다.

 

▲ 러시아의 TU-95 폭격기. 프로펠러 항공기 중에는 드물게도 천음속인 마하 0.8 영역에서 비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면적법칙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문제는 엔진이 없는 날개 뒤쪽의 단면적이 갑자기 확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단면적의 분포를 맞추기 위해 동체 뒤쪽으로 큰 돌기물을 만들었다. 이처럼 항공기의 개발자들은 콜라병 형상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면적 법칙을 만족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4 : 샤크노즈

 항공기나 미사일처럼 끝이 뾰족한 원통형 물체는, 급기동 중(즉 받음각이 높아진 경우)에 기수 부분에서 소용돌이 흐름이 생긴다. 이 소용돌이 흐름은 처음엔 일정하게 생기다가 지나치게 급기동을 하면 항공기나 미사일의 꼬리 부분에서 흩어져 버리는데, 이때 꼬리 부분에 불필요한 힘을 만든다. 즉 꼬리를 좌,우로 돌아가게 하는 힘을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기수부분도 돌아가게 만든다.

 

▲ 급기동 중 항공기나 미사일의 기수 부분에서는 이렇게 소용돌이 흐름이 생긴다. 이 소용돌이 흐름은 경우에 따라서 항공기에게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위의 사진은 이러한 흐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공기가 아닌 물속에 실험용 모형을 넣고 염색약을 흘려보내는 장면이다.

 

 그런데 노스롭의 개발자들은 여러 가지 항공기 형상을 시험하던 중, 매우 심한 급기동 상황(받음각 30도 이상)에서도 기수가 돌아가지 않는 형상을 발견했다. 이 형상은 대부분 앞부분이 상어코, 혹은 오리주둥이처럼 위아래로 납작한 형상이었다. 원인을 파악해본 결과, 이런 형상은 기수 부분의 소용돌이 흐름을 매우 강력하게 만들어서 꼬리부분에서도 흩어지지 않도록 해줬다. 더불어 항공기의 기수가 만약 어떠한 이유에서건 한쪽으로 돌아가려 하면 좌우 소용돌이 흐름이 불균형 하게 생기는데, 이 불균형은 멋대로 돌아가려는 기수를 원래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을 만들어 냈다.

 

 이것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은 수직꼬리날개가 동체의 후류에 잠기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수를 잘 설계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이 소용돌이에 의한 힘만으로도 항공기가 기수가 제멋대로 돌아가지 않게 할 수 있었다(다만 평상시 비행 중에는 기수에서 큰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으므로 수직꼬리날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직꼬리날개가 기수를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노스롭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F-5E/F의 기수를 설계했다. 하지만 F-5A/B와 달리 E/F형의 기수 부분에는 레이더가 들어가는데, 레이더를 덮는 기수의 형상은 레이더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설계자들은 이러한 점들도 고려하여 여러 가지 기수 형상을 놓고 비교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현재의 F-5E/F의 후기형에 달려 있는 샤크노즈(상어코) 형상의 기수를 만들었다.

 

▲ 같은 F-5E지만 위쪽은 일반 형태의 기수를 가진 기체고 아래는 샤크노즈를 가진 F-5E다. 샤크노즈 형상이 더 위아래로 납작하며, 앞부분이 날카롭게 마무리 되었다(위쪽 사진은 미군의 가상적기 부대 소속 F-5E며, 아래쪽은 우리나라에서 면허 생산하여 공군에서 사용중인 KF-5E다).

 

 하지만 이 형상은 급기동 중 기수를 좌,우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주지만, 대신 기수가 제멋대로 위로 들려서 조종사가 원할 때도 다시 기수를 아래로 숙이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쓸 수는 없었고, 항공기의 안정성이 전체적으로 어떤지에 맞춰서 사용해야 했다.

 

 이후 항공기 개발자들은 기수 전체의 형상을 바꾸는 것 보다는, 기수 앞에 작은 스트레이크를 다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것은 주날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소용돌이 흐름을 만들어서 급기동 중 기수가 멋대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줬다. 하지만 이 방법은 레이더 앞쪽에 스트레이크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레이더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여 실제 전투기 중에는 사용한 기종이 없다.

 

▲ 노스롭의 YF-17 코브라. 이 항공기는 F-5와 반대로 위아래로 기수가 늘어난 형태다. 그러나 F-5의 샤크노즈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기수 부분에 작은 스트레이크를 달았다. 이후 YF-17을 F/A-18 호넷으로 개량하면서 이 스트레이크는 레이더 성능에 지장을 준다 하여 없어졌다.

 

 최근 등장하는 F-22나 F-35 같은 스텔스 전투기들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마름모꼴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좌우 끝 부분은 날카롭게 마무리 되어서 마치 스트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원래 이 형상은 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만, 납작한 기수 형상이나 기수의 스트레이크와도 비슷한 역할을 해서 급기동 중 항공기의 안정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 비행중인 F-35 라이트닝II 전투기. 이 전투기 기수부분의 단면을 보면 대략 왼쪽 위의 그림과 같다. 이렇게 기수 양 옆으로 튀어나온 뾰족한 부분은 스텔스 성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편으로는 샤크노즈나 기수의 스트레이크처럼 기수부분의 소용돌이 흐름을 강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양 옆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기수를 챠인 노즈 (Chine Nose)라고 한다.

 

 F-5E 타이거의 날개특징 자세히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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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 필자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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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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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밌게 읽었습니다... 항공 역학.. 역시나 어렵네요.

    2009.07.08 0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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