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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8 [저격수의세계 - 32] 베트남전과 M16소총의 등장



미군 스나이퍼 평균 1.7발로 1명 사살

  베트남 전쟁은 전선이 없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색 및 정찰 그리고 저격 및 매복전투의 연속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치른 미군들은 유럽의 광활한 대륙과 태평양의 섬, 혹은 한국의 산악지대에서 혹한과 싸운 피의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의 전장은 새로운 전투였다. 정글 속의 게릴라를 찾아서 기습공격을 가하는 근거리 소총사격술이 중요했다.


 스나이퍼들의 저격술도 이러한 특성에 맞게 근거리 정밀사격이 보다 강조됐다.미군은 보병용 화기를 개선해 이미 1950년대 말에 구식 M1 소총을 M14총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M14는 중량이 무겁고 자동발사 체계 조작이 불편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M14가 도입될 때, 미군은 이미 가볍고 소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신무기 개발을 추진했다.


 그것은 바로 유명한 M16 소총으로 5.56mm탄을 발사하는 매우 효과적인 완전 자동사격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200m 이하의 단거리 보병전투 사격용으로 개발된 M16은 플라스틱 재질의 몸통이며 단발 명중률이 높은 훌륭한 소총이었다.1966~67년 베트남에 도입된 M16은 그 후 M16A1과 M16A2로 개량되면서 미군부대와 한국군 및 베트남군의 기본 화기로 계속 보급돼 현재까지 세계적인 소총으로 발전했다.


 한국군은 기존 M1소총을 대신하며 북한군의 AK소총에 대적할 만한 신형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에 파병된 부대를 우선 M16으로 무장하게 됐다.군대에서 M16소총의 무장은 즉시 소총사격 훈련의 변화를 초래했다. 전통적으로 미군은 일정한 사거리에서 고정표적을 조준, 사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새로운 소총이 등장하자 전장 상황과 동떨어진 이러한 훈련방법에 대해 비판이 가해지면서 움직이는 표적을 제압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이 나왔다. 결국 1950년대 중반에 이른바 ‘트레인 파이어’라는 신개념의 훈련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 훈련은 모의전투 상황에서 갑자기 출현하는 표적에 대한 급작사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비록 실전 상황을 연출하는 시도는 좋았지만, 이러한 훈련은 고난도 사격술의 필수원리를 고취시키는 데 실패했고 사격 수준도 떨어지게 만들었다. 또한 사수의 정신력이나 의지보다는 소총의 성능에만 의존하는 풍조를 유행시켰다.더구나 베트남 전쟁에서 M16 자동소총이 등장하자 이른바 ‘Quick-Kill’ 이라는 급작사격술이 더욱 발전됐다.


 사수들은 더 이상 주의 깊게 조준하기보다 많은 탄약을 휴대하고 표적을 향해 마구잡이로 총알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즉, 시간을 끄는 총구 조준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탄약 낭비를 더욱 부채질했고 병사들의 사격정신을 흐리게 했다.또한 실전 상황에서는 많은 탄환을 쏟아 부어도 표적에 명중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1969년에 미국의 총기협회(NRA)에서는 병사들이 베트남 전쟁에서 어떻게 총을 쏘는지 신랄하게 비판했다.“단 15m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표적이 갑자기 나타나자 5발 중 4발이 빗나가고 표적은 유유히 사라졌다.”이러한 사격술의 문제점은 1968년 한국의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때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북한의 무장공비 수십 명을 태운 선박이 동해안으로 야간 침투할 때 해안 경계부대는 근거리에서 박격포 사격과 기관총 및 소총사격을 장시간 동안 퍼부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1969년 주문진 해안에서도 해상으로 도주하는 공비들에게 수백 명의 경계부대와 전투경찰, 향토예비군이 집중사격을 해 불과 30여m 떨어진 고무보트를 겨우 침몰시킬 수 있었다.


 이때 낭비된 탄약에 비해 성과는 극히 미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장에서 탄약을 낭비하는 것처럼 무모한 짓은 없다. 과거 미군의 전투수행 방식을 세밀히 분석해 보면 적을 사살하는 데 발사되는 총탄의 양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한 명의 적 사상자를 내기 위해 평균 7000발이 발사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이 수치가 2만5000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략전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무기체계의 발달과 자동화기의 탄약 낭비성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한 명의 적을 죽이는 데 평균 5만 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증명됐다. 믿을 수 없는 이러한 무모한 비율 때문에 목표물을 중장거리에서 명중시킬 수 있는 전문적인 저격수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졌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 스나이퍼가 발사한 탄약과 명중비율은 1.7대1로 거의 비슷했다. 이는 매우 놀랄 만한 통계이기 때문에 저격수들의 자부심이 됐고 원샷원킬(One Shot One Kill)의 전통을 세우게 된 것이다.

 

국방일보(http://kookbang.dema.mil.kr/) 2008.09.09
<양대규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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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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