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엔진은 항공기에 덩그러니 엔진만 장착되는 경우는 잘 없으며, 보통은 외부에 엔진을 감싸는 별도의 덮개안에 들어가있거나 아니면 동체 속에 파묻혀 있다. 이런 엔진에 공기가 잘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엔진 덮개, 혹은 동체의 외부에서 엔진까지 연결해주는 공기흡입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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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음속용 항공기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공기흡입구는 원형이나 반원형을 많이 쓴다. 보통의 경우 엔진은 원형이므로 입구 쪽도 원형인 편이 제일 좋은데 이는 공기가 흘러 들어오면서 그 흐름이 찌그러질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체 외부에 엔진을 다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형으로 공기흡입구를 만들기 쉽지 않다. 전투기나 공격기는 대부분 동체 안쪽에 엔진을 두기 때문에 공기흡입구 역시 동체의 형상에 맞춰서 만들게 되는데, 주로 좌우로 흡입구를 나누다 보니 반원형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초창기 제트 전투기는 동체 기수 부분에 공기흡입구를 뒀었기 때문에 원형 공기흡입구를 쓸 수 있었다.

 

 

 초음속용 공기흡입구는 좀 더 다양한 형상이다. 엔진은 공기를 원활하게 흡입하려면 엔진으로 들어오는 그 흐름이 마하 1 미만인 편이 좋다. 더 빠를 경우 압축기나 팬이 실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하 1 보다도 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보통 마하 0.5~ 0.6 정도를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최적 속도로 본다) 그러므로 초음속 비행시에는 공기 흐름을 마하 1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무작정 마하 1 미만으로 낮춰버리면 원래의 공기 흐름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손실하게 된다. 이 에너지는 보통 전압력 (Total Pressure)라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그 공기 자체의 압력 (정압력 : Static Pressure)와 공기 흐름에 의한 압력, 즉 공기가 어떤 물체에 부딪힌다고 가정하면 얻을 수 있는 압력 (동압력 : Dynamic Pressure)의 합이다. 보통의 경우에는 속도가 빨라지만 동압력은 올라가지만 정압력은 내려가서 결과적으로 전압력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음속 문제에선 좀 다르다.

 

 초음속 공기 흐름은 갑자기 속도가 늦춰질 경우 충격파라는 것이 생긴다. 이 충격파는 크게 경사충격파와 수직충격파로 나눈다. 경사 충격파는 이름처럼 경사지게 생기는 충격파인데 이것을 지난 초음속 흐름은 속도가 느려지지만 여전히 초음속으로 흐른다. 반면 수직 충격파를 지난 공기는 원래 속도가 얼마나 빨랐던 간에 무조건 마하 1 미만의 아음속으로 떨어진다. 공기흐름은 충격파를 지나게 되면 속도가 느려지고 압력은 높아진다. 즉 동압은 떨어지고 정압은 올라가는데, 문제는 이 둘을 합친 전압 자체는 충격파를 지난 뒤가 더 줄어들게 된다. 즉 충격파를 지나면 전압을 일정량 잃게 되는 셈이다. 특히 충격파를 지나기 전과 지난 이후의 속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잃게 되는 전압량도 많아진다.

 

 

 초음속으로 흐르던 외부 공기를 엔진에서 흡입하기 위해 마하 1 미만으로 낮출 때 이 전압의 손실량이 적을 수록 효율이 좋아지는데, 전압의 손실량이 적으려면 한 번에 빠른 공기를 마하 1 미만으로 낮추기 보단 여러 단계로 속도를 늦춘 다음 마하 1 근처까지 공기 흐름을 떨어트렸다가 마하 1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공기의 속도를 늦추려면 공기흡입구 앞쪽에 경사충격파가 생긴 다음 최종적으로 공기흡입구 경계 부분에서 수직 충격파가 생기게 해야 한다. 충격파가 경사가 될지 수직이 될지, 그 각도는 얼마나 될 지는 공기의 흐름 속도와 그 공기가 지나는 물체의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흐름 속도는 어차피 비행속도에 의해 정해지므로 결과적으로 설계자들이 손 댈 수 있는 부분은 공기흡입구의 형상뿐이다.

 

 대표적인 초음속용 공기흡입구로 쇼크 콘(Shock Cone)이라는 것이 있다. 쇼크는 충격파를 의미하며 콘은 원뿔을 말한다. 이 초음속으로 흐르던 공기는 쇼크 콘을 만나면 경사충격파가 생긴다. 이 쇼크콘의 형상은 하나의 경사 충격파만 만들게 할 수도 있으나 쇼크콘 중간 중간 원뿔 각도를 조금씩 바꿔서 여러 개의 경사충격파를 만들게 할 수도 있다. 물론 형상이 복잡해 질 수록 제작도 까다로워지고 가격도 비싸지므로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

 

 SR-71이나 B-58 폭격기 같은 항공기는 엔진이 동체 바깥쪽에 있으므로 완전한 원뿔 형태의 쇼크콘을 사용한다. MIG-21 같은 전투기는 공기흡입구가 기수 부분에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원뿔 형태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쇼크콘이 레이더를 집어 넣는 레이돔 역할을 겸한다. 반면 미라지 2000 같은 전투기는 공기흡입구가 좌우에 반원 형태로 있으므로 쇼크콘 역시 반으로 잘린 형태로 좌우 공기흡입구에 달린다.

 

 

 그런데 경사충격파의 각도는 쇼크콘의 형상과도 연관이 있지만 공기흐름의 속도에 따라서도 변한다. 즉 어떤 속도에선 최적의 성능을 내는 쇼크콘을 설계해도 비행속도가 달라지면 공기흡입구의 효율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행속도에 따라 쇼크콘의 위치를 앞뒤로 바꾸는 가변형 쇼크콘도 등장한다. 물론 가동형으로 만들 경우 설계/제작/정비가 더 까다로워지므로 일정 수준의 효율감소를 감수하면서도 고정형 쇼크콘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MIG-21 같은 경우에는 가변형이긴 하지만 구조를 간단히 하기 위해 딱 3단계로만 쇼크콘 위치가 움직이게 했다.

 

 

 공기흡입구 형상이 사각형이거나, 혹은 더 다양한 각도로 경사충격파를 만들고자 할 때는 2차원 가변형 공기흡입구를 쓰기도 한다. 이는 사각형으로 된 공기흡입구 안쪽 한쪽에 각도가 변하는 벽면이 있는 것 형태다. 벽면은 보통 2개 이상의 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많은 것은 3, 4개로 구성되기도 한다. 물론 각각의 판은 다양한 각도로 꺾여서 경사충격파를 만들어 낸다. 2차원 가변형 공기흡입구를 쓰는 대표적인 전투기로 F-14, F-15, SU-27, MIG-29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속도가 변해도 움직이지 않는 고정형 공기흡입구를 많이 쓴다. 고정형 공기흡입구로도 마하 2 정도 까지는 어느 정도 효율을 낼 수 있고, 가변형 공기흡입구가 필요한건 그 이상으로 비행해야 할 때다. 그런데 베트남전을 겪어보니 꼭 마하 2 이상으로 비행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80년대 이후에 개발을 시작한 전투기들은 대부분 고정형 공기흡입구를 쓰고 있다. 마하 2 이상으로 비행할 일이 없어짐에 따라 굳이 개발 및 제작이 까다로워지고 비용도 올라가는 가변형 공기흡입구를 쓸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공기흡입구는 그 형상뿐만 아니라 위치도 중요하다. 초창기 전투기는 동체 앞쪽에 공기흡입구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공기흡입구 앞쪽에서 무언가가 간섭할 가능성도 적으므로 여러모로 유리하지만, 동체의 대부분의 공간을 공기흡입구-엔진-배기구가 차지해 버리므로 실질적인 동체 크기에 비해 내부에 사용 가능한 공간이 좁아지게 된다.

 

 특히 초음속 시대로 넘어오면서 F-100이나 MIG-21 같은 일부 전투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체 좌우에 공기흡입구를 두게 된다. 이는 레이더의 크기가 점차 커짐에 따라 기수 부분에 있는 쇼크콘에다가 레이더를 넣기는 비좁아진 것도 공기흡입구가 더 뒤로 가게 된 한 가지 원인이다. F-14, F-15, F-22, F-35나 라팔, 그리펜 등의 공기흡입구는 동체에 의해 좌우가 서로 완전히 분리된 경우에는 항공기가 옆으로 미끄러지거나 혹은 측풍이 불 때 한쪽 엔진은 동체로 인해 공기 흐름이 막히게 된다. 그래서 한쪽 엔진의 효율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항공기의 전체적인 높이가 줄어들게 되고 동체와 공기흡입구가 자연스럽게 연결 되도록 설계하기 좋다 보니 많은 전투기들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 SU-27, MIG-29나 F-16, 유로파이터 등은 공기흡입구가 동체와 날개 아래쪽으로 와있으며, 공기흡입구가 두 개인 경우에도 그 사이에 가로막는 동체 같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옆미끄러짐 상황이나 측풍이 불어도 공기흡입구가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더 적다. 특히 이들 공기흡입구는 동체나 날개 밑에 있다 보니 항공기의 받음각이 커져도 공기가 더 원활하게 들어온다. 다만 공기흡입구가 동체 아래쪽에 있다 보니 전반적인 기체가 높아지고, 지상에서 활주시 앞바퀴에서 튀어오른 이물질이 공기흡입구로 들어갈 위험이 많아진다.

 

 SU-27, MIG-29는 앞바퀴에 흙받이를 달아 놨으며 SU-27은 지상에서 공기흡입구 안쪽에 철망이 올라오고, MIG-29는 아예 공기흡입구를 닫고 동체 위의 보조 공기흡입구를 사용한다. F-16과 EF-2000은 앞바퀴를 공기흡입구보다 뒤쪽으로 배치했다. F/A-18 호넷의 경우에는 공기흡입구가 동체 좌우에 있기는 하지만 그 위쪽으로 긴 스트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받음각이 높아도 공기흡입구 까지 공기흐름이 잘 따라오게 된다.

 

 

 그러나 굳이 급기동을 할 필요가 없는 공격기, 폭격기나 요격기는 공기흡입구를 동체 위쪽에 두기도 한다. 특히 스텔스 공격기인 F-117과 스텔스 폭격기인 B-2는 아래쪽에서 날아오는 레이더 전파에 공기흡입구가 직접 노출 되지 않도록 하려고 동체 위쪽에 공기흡입구를 두었다. 게다가 F-117의 경우에는 공기흡입구 안으로 전파가 들어오지 못하게, 혹은 들어온 전파가 다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철망을 씌웠다. 물론 이 철망은 공기흡입 효율을 저하하는 관계로 엔진의 효율은 약간 떨어지게 된다.

 

 한편 F-15와 EF-2000은 약간 독특한 가변형 공기흡입구를 사용하고 있다. F-15는 물론 가변형 2차원 공기흡입구를 쓰고는 있으나, 비슷한 다른 전투기들과 달리 공기흡입구 앞부분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공기흡입구 크기가 속도에 따라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더불어 받음각이 높아질 경우 공기흡입구를 최대한 아래로 숙여서 공기흐름이 좀 더 원할해 지도록 한다. EF-2000 역시 받음각이 높아 질 경우 공기흡입구 아래쪽 부분이 아래로 벌어져서 공기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흡입구의 크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더불어서 공기흡입구로 들어가는 공기는 가급적 신선해야 한다. 신선하다는 말은 다른 물체에 의해 간섭을 덜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전투기들은 공기흡입구가 기수보다 뒤쪽에 놓이게 되다보니 여기로 들어가는 공기가 동체에 간섭을 받게 된다. 동체 표면을 따라 흐른 공기는 동체와의 마찰로 인해 그 에너지 (즉 전압)을 잃게 된다. (앞서의 충격파와는 관계 없이 이것은 마찰에 의한 손실이다.) 이렇게 에너지를 잃은 공기의 층을 경계층이라 하는데, 이를 흡입하면 엔진의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공기흡입구는 동체로부터 약간 떨어져서 설치되는데, 이 떨어진 간격을 유지해주는 것을 경계층 분리기라 한다. 만약 틈을 두는 것만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공기흡입구 안쪽 표면에 무수히 많은 구멍을 뚫어서 경계층은 이 구멍으로 빠져나가고 신선한 공기만 엔진 쪽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런 경계층 분리기나 경계층을 빨아들이는 구멍은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항력을 만들기도 하며 레이더 전파를 많이 반사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F-35는 경계층제어기를 없앤 대신 공기흡입구 안쪽을 불룩하게 만들어서 경계층이 공기흡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특이한 설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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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 필자 이승진
Posted by e밀리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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